놀자, 사람이랑 904

축제 후,

부지런한 윤희가 놀러왔다. 9시 10분 출발 톡을 받고 부랴부랴 밥을 했다. 아욱국, 생선, 갈비, 취나물, 버섯으로 아점을 먹고, 차와 과일까지 먹고 출발~~ 탄천을 걸었다. 오늘은 늘 가던 곳의 반대 방향으로. 성남시 50년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 ​ ​ ​ ​ ​ ​ ​ ​ ​ ​ ​ ​ ​ ​ ​ 공연 리허설이다 축제 재생1 좋아요0 축제 ​ ​ ​ ​ ​ 행사장 주변을 벗어나니 한가롭다. 앞에서 남녀가 큰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있다. 가을 햇살은 따갑긴 하다. 곡식을 여물게 해야하니까. ​ 모란방향으로 걷다보니 생태습지가 있다. ​ ​ ​ ​ ​ ​ ​ ​ ​ 오늘도 뿌듯하게 ~~ ​

추석 주간

23일, 세째 오빠와 만나서 엄마를 찾아뵈었다. 난 속으로 " 엄마 ~ 오빠 아프기 전에 데려가세요. " 이런 소망을 빌었다. 그리고 일찍 간 조카 진상이 묘소를 찾아보았다. 조그만 조화 두 개를 사서 갈아 끼웠다. 난 이런 것도 안 했는데 조카 성상이가 시작한 일이다. ​ 24일, 도곡동 숙부님 댁에 가서 숙부, 숙모님 모시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 대접하고... 인사를 전했다. 예전보다 건강해지신 숙부님이 놀랍고 반가웠다. 다시 말씀을 많이 하시는 걸 보니 마음이 좋았다. 한때 잘 못 걷고 말씀도 없어지셔서 ... 슬펐는데 다행이다. ​ 25일, 아들 며늘이 받은 선물을 잔뜩 놓고 갔다. 바로 친구네를 나눠주러 다녀오고. ​ 27일, 수필반 수업후, 편집회의. 집에 와서 선물을 챙겨서 언니네를 갔다. 언..

디스토피아 3 / 이루다

이정희 선생님의 큰 딸 이루다 공연을 보기 위해 수필반 4인이 모였다. ​ 대학로에 나간 김에 연극 한편을 보기로 예매를 해 두었다. 많고 많은 연극 중에 를 골랐다.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코믹하게 보여준다. 웹툰 원작이라고 한다. 재밌게 봤다. ​ ​ ​ ​ ​ 을 찾아보았다. 세월과 함께 흠뻑 시들고 있다. ​ ​ ​ ​ ​ 디스토피아 연작이다. 내 안의 디스토피아, 세상의 디스토피아가 저절로 와 닿았다. 창작의 고통까지. 아니, 어느 한 순간의 희열까지 전해졌다. 예술은 보는 자, 누리는 자의 몫이다. ​ ​ ​ 일욜 공연보고, 화욜 아침에 받은 반가운 소식이다. 함께 기뻐하며 박수보낸다. 이루다 - 이루었다. 열과 혼을 다한 무대에 대한 찬사다. ​

번개, 월하오작

그야말로 번개로 다섯명 모두 모였다. 미금 '택이네'를 갔는데, 이젠 이런 음식을 속에서 밀어낸다. 소맥도 예전 처럼 들어가지가 않는다. 몇 잔 못 마시고 연신 잔만 부딪쳤다. 이제 병들고 늙음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웃으면서 하는 노인 준비,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이들의 허심한 마음이다. 설렘이 없다고 한탄하는 ㅅ낭자, 많이 약해졌다. 그래도 음악에세이를 연재하며 음악과 함께 노니 다행이다. 초딩이 된 손자가 학원다니느라 맘대로 못 본다고 푸념하는 ㄱ씨, 딸들이 바빠서 이제 부부 중심으로 돌아갔다는 ㄱ샘, BTS에 빠진 엄마를 비난하는 작은 아들이 야속한 ㅊ샘. 소소한 일상이 눈에 훤히 그려진다. 아, 나도 다시 아기짓을 하는 어르신때문에 속이 좀 상했다. 수내교, 서현역 사건으로인해 가..

부~ 자 느낌

6시 50분, 출발 여주 농장에 갔다. 이른 시간이라 씽~ 달려서 좋다. 오랜만에 간 농장은 울창해졌다. ​ 김농부는 고추를 씻고 있다. 깨끗한데 4번을 씻는다. 그리고 앞집 건조기에 갖다 넣는다. ​ 앞집 개는 여기 와서 놀고 밥먹고 새끼도 낳았다. ​ ​ 고구마줄기가 탐나지만 여기 손 갈 시간이 없다. ㅠㅠ ​ ​ ​ ​ ​ ​ ​ ​ 요즘 이 수세미로 설겆이를 하는데 느낌이 참 좋다. 저것이 수세미가 되는 과정이 또 손, 손, 손 가는 일인데... 앉아서 얻어 쓴다. ​ ​ 이 부지런한 김 농부님 덕으로. ​ ​ ​ 가을 무 씨앗이 자라고 있다. ​ ​ ​ ​ ​ ​ 요건 아기사과다. ​ ​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오는 길에 시누이네 들러 조금씩 덜어주고 왔다. 냉면과 짜장면을 얻어 먹고. 여기저..

증손, 첫 대면

친정 장조카의 딸이 아기를 낳았단 소식 들은 게 한참 전이다. 그러니까 내게 친정의 증손인거다. ㅋㅋ 조카가 사위를 데리고 와서 우리 아들과 만나기로 했는데 가깝다고 온 식구가 따라 나섰다. ​ 오늘 들은 이야기 중 남는 것은 조카 손녀의 시할아버지는 97세인데 미국에 사는 큰아들네를 혼자 다니신단다. 비지니스석 타신지도 몇 해 안된다고 한다. 한 계절씩 오가며 사신단다. 증손을 보러도 다녀가셨다고 한다. 집 앞에 칼국수를 먹으러 가실 때도 옷을 딱 챙겨입고 가신단다. 100세 시대를 절감하며 배울 점이 많다고 끄덕였다. ​ ​ ​ 40일된 희노의 첫 나들이. 아기는 피어나는 기운이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주 2일씩 다니며 봐준단다. ​ 외할머니인 조카며느리는 말을 쉬지 않는다. 옹알이를 유도하고 옹알..

오우가, 8월

한 달에 한번 만나는 비주류 고딩친구 다섯. 오늘은 완전체다. 가정법원 조정일을 하고 있는 친구는 아직도 일이 많다.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이야기는 모두 소설보다 더 소설적이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 97세 시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친구에게도 칭찬 박수를 보낸다.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늦게 합쳤으니 그나마 다행인건지. 무던한 성격이라 묻지 않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지금 자임과 내가 제일 자유롭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이 돈이 되지 않을지라도 당당(?)하게 산다. 그도 나도 처음부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때는 몰랐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또 느낀다. ​ ​ 요한성당 근처에 김치짜글이가 맛있는 집이라고 자임이 데려갔다. ​ ​ 모듬고기와..

인사동에서

임헌영 선생님을 모시고 임원들과 '촌'에서 점심을 먹고 한옥찻집에 왔다. 잡지 일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들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 잡기에 도움이 되었다. 모두들 선생님이 너무 여위셨다고 걱정했다. ​ "어디 아프신 곳은 없으세요?" "늙어서 그래요. 80 넘으면 다 그래요." ​ 에고~~ 슬프다. ​ ​ ​ 선생님이 일어나시고 좀 더 있다가 나오는데 소나기다. 한옥찻집 처마 밑에서 잠시 비 멍을 하고. ​ ​ ​

여행작가 임택 특강

오랜만에 만난 임택 작가는 더 젊어진 모습이다. 나이를 거꾸로 먹다보니 좀 있으면 딸과 같아질 것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여전한 모습과 입담에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 노령에 시작해서 자신의 천재성을 발견한 몇몇을 소개하며, 나이 상관하지 말고, 하고싶은 일은 지금 당장 시작하라는 이야기다. 책에 나온 이야기 절반 정도, 새로운 사건들과 앞으로 계획도 소개한다. 솔직한 어법이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주에 15일간 몽골여행을 다녀왔다. 계획없는 몽골 여행에 대해... 꼬치꼬치 묻는 세 사람을 탈락시켰다고 한다. ㅋㅋ 내년에 좀 더 보강해서 또 갈 예정이라고 한다. ​ 끝나고 사진을 찍고... 근처 카페에서 팥빙수를 먹고, 몽골 함께 간 이의 말이 여자 5명이 물주전자 하나로 씻었다고 한다. 며칠 씻지 못..

엔리오 더 마에스트로

친구 둘과 번개로 오리cgv에서 다큐 영화를 봤다. 일찍 만나 점심을 먹고 차도 얼른 마시고~~ 12시 15분 부터 3시까지 꼼짝없이 푹 빠졌다. 엔리오 모리꼬네(1928~2020)에게.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와 영화음악에 대한 열정, 천재의 일생을 그렸다. ​ 같은 서부영화의 음악이 어찌 만들어졌는지, 그의 실험정신을 보았다. , ,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 모리꼬네는 의사가 되고싶었지만, 트럼펫연주자인 아버지의 권유로 음악을 하게되었다. 어려서 한때, 아버지를 대신해 밥벌이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 모리꼬네 음악은 늘 독창적이다. 클래식 작곡을 공부했고, 현대음악의 거장이라는 죤 케이지 연주를 본 이후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시도했다. 파격적인 실험 음악이 영화와 잘 어우러졌다. 모리꼬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