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꽃 / 정 양

칠부능선 2006. 7. 11. 12:12

 

            꽃  / 정 양

 

 

 

 

  이쁜짓하는 아가야

  바람이 인다

  너 자라는 그늘에 바람이 인다

 

 

  삼 년도 더 썩은 내 이빨 속

  아프던 힘줄처럼 뽑아놓고

  속을 수 있는 한 속아온 바람

 

 

  모진 일 모질게 피어

  한세상 가도가도 외롭더라

 

 

  무슨 자랑 무슨 감격 무슨

  슬픔으로 닮아

  눈부시게 호젓하게 새로 피는 꽃

  새로 또 피는 꽃잎 따서

  눈물처럼 부벼대는 손끝에

 

 

  아가야

  바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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