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름이 같은 중딩 친구를 불렀다. 중3 때 홍정숙은 31번, 노정숙은 32번으로 내 짝꿍이었다.
친구들 여럿이 만나면 이 친구는 말을 안 한다. 주로 듣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나도 주로 그랬는데 요즘은 말이 많아졌다. 반성,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은 여전하다. 친구부부가 제주에 왔을때 꿩고기를 사줬다고 한다. 난 하도 많은 손님을 치뤄서 기억도 없는데...
부부여행, 가족 여행도 잘 다니고... 딸이 둘 있는데 중매하고 싶은 딸들이다.
큰 딸은 작곡과를 나와서 피아노 레슨을 하고 작은 딸은 방송 작가다. 아들 주변에 좋은 총각들을 눈여겨 봐야겠다.ㅎㅎ
'여자만'에서 꼬막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풍경이 있는 찻집'에서 대추차를 마시고,
난 가족이야기, 특히 남편 흉을 많이 보고나니 후련하다.
친구는 요즘 요리를 배워서 미혼모와 청년들 한테 요리를 가르치면서 봉사를 한단다.
그 일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는 놀라웠다. 15세, 17세 미혼모들과 취업을 못한 청년들의 소망들을 들었다.
정숙일 생각하면 조용조용 느릿느릿 편안하게 웃는 모습이다. 그 모습 그대로 익가는 게 보기 좋다.
인사아트을 한바퀴 돌아보고
겔러리 H 에서 김상수, 이호영 전을 보고
촛불시위 처음 갔을때 와이즈님이 안내한 겔러리 자리 커피솝에 갔다.
이곳은 밤이 훨씬 좋다. 환하니 너무 썰렁하다.
커피를 또 마시고...
오늘 중대한 결정을 했다.
나이 60이 넘으면 중요한 일을 맡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놓아야 할 시점에 더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다.
해아 하는 일이 돈도 되지 않고 그렇다고 명예라고 할 수도 없다. 번거로운 일만 더 많아질 것이다.
내 어줍잖은 의리 때문에 차마 '노' 할 수 없어서 '네' 했다.
속으로 '1년만'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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