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목을 다쳐서 5월과 6월이 조용히 지나갔다.
그 사이 목보호대를 하고 몇 번의 행사에 참석하고 어머니께 두 번 다녀왔다.
집안 일을 거의 하지 않고 누워서 컴으로 영화보고, 책 읽고... 책 두 권 교정을 보고... 의무는 겨우 했다.
* 더 랍스터, 데니쉬 걸, 유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후엠아이. 남과 여, 킹스맨
* 먼지에서 우주까지 - 이외수
종의 기원 - 정유정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 한강
맛 - 뮈리겔 바르베리
소유와 포기의 심리학 - 옌스 푀르스터
어제는 지리산팀 점심 초대 한 날이다. 후배가 픽업을 해주었다. 목을 자유롭게 돌리지 못하니 운전이 불안하다.
'산촌'에서 점심 먹고 율동공원 '코나퀸즈'에서 수다삼매경.
이 팀과 9월에 이태리 섬 여행이 예약되어있다. 그때까지는 목이 멀쩡해져야 한다.
왕성한 호기심을 버려야 할까. 앞뒤 가리지 않는 용기도 좀 버려야 해. 다시는 민폐녀가 되지 말아야지.
삶의 질이 떨어지는 소리가 마구 들린다. ㅠㅠ
그동안 친구들이 사골국, 반찬, 열무김치, 야채, 과일....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이제 졸업하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잠실 사는 남편 친구 부부가 배추김치, 물김치, 나물반찬, 전거리... 잔뜩 들고 왔다. 거기다 봉투까지... 우짜면 좋아.
갑자기 방문이라 냉면을 배달해 먹었다. 부실한 점심 대접도 미안하고.
많은 분들의 염려와 쾌유 기원을 받은 것도 마음에 새긴다.
그제 의사가 목욕탕에서 부상이 이 정도인 건 행운이라고 했는데... 오늘 또 대운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불편한 게 너무 오래 간다.
그동안은 아픈 것을 '무시'한다고 했는데... 이 무시당하지 않는 통증의 강력한 존재감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내가 아프거나 말거나 베란다에 방치한 화분에서 꽃이 피었다.
분갈이도 영양제도 준 적 없이 가끔 물만 주는데... 기특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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