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잡은 북해도 행을 하루 앞두고 어머니 건강이 급 나빠지셨다.
이번은 최고로 짧은 2박 3일 예정이었다. 아들 내외를 불러놓고 일단 떠났다.
떠나는 날 아침 7시 30분에 아들이 와서 교대를 해주었다.
아들 내외에게 확실한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큰 공부가 되었으리라.
일본의 최북단 북해도는 서늘했다.
여행이 고행이었다. 마음이 무거워서.
바다같은 호수도 보고, 끝없는 옥수수밭, 감자밭을 보고도 멍, 했다.
오기 전 날 기어이 호텔 로비에서 쫙, 슬라이딩을 하고,...
돌아오니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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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머니는 진단을 받으시고 요양원에 입원했다.
남편이 밀어붙여 결정했는데....슬픈 일이다. 아버님의 담담함이 다행이지만 서글프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걸 고집부릴 수도 없고.
남편은 저녁 무렵에 다시 어머니한테 다녀와서는 마음을 놓는다. 좋다고 하신다며...
새로운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
노인 건강은 믿을 게 못 된다고 하지만 참으로 씁쓸하고 황당하다. 이것이 내게도 곧 닥칠 일이라는 것도.
어른으로서의 품위를 잃은 모습을 보는 것도 참담한데 본인은 어떻겠는가.
난, 존엄사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