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작업실 뒷마당에 성모님을 모셨다.
기념으로 토요일 특전미사를 이곳에서 올렸다고 한다.
신심깊은 친구, 따라갈 수가 없다.
그저 고개가 숙여지는 이 죄인 ㅎㅎ
뒷뜰이 아늑하고 좋다.
고기 굽고, 와인도 한잔 하고, 과일 먹고, 입가심은 수제비로. 깔끔하다. 친구 혼자 모두 준비했다.
전날 밭에서 띁어온 상추,쑥갓, 치꺼리... 등을 함께 다듬어 나누고.
친구 마당에서 루꼴라도 따서 나누고,
다음 모임도 밭에 갈 날 다음날로 잡았다.
오인방. 이건 남편이 부르는 이름이다. 맹탕인 그 답다.
오우가, 이건 친구 남편이 지어준 이 모임 이름이다.
'물, 돌, 솔, 대, 달'
그 중 나는 <돌>이다.
이집 쥔장은 <달>,
가장 일찍와서 준비를 돕고 있던 친구는 <물>이다. 어느 그릇에 담겨도 적응 가능하단다.
늘 환하게 웃는 친구는 스스로 속이 비어 좋다면서 <죽>을 골랐다.
국민학교를 일찍 들어가서 한 살 어린 친구는 늘 푸른 <솔>이다.
본인이 고르기도 하고, 친구들이 권하기도 했지만 각각의 특징을 잘 짚었다.
앞마당 꽃들~~
그러게 별장과 애인은 친구가 있으면 더 좋다고 했다.
내가 관리하기는 성가시고, 이렇게 가끔 와서 즐기는 게 좋다.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님을 외면서
그 품성을 닮은 친구, 나까지 닮을 필요야 뭐 있나.
고맙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