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나는 어디 있는가

칠부능선 2014. 5. 11. 19:13

 

 

흙먼지 풀풀 날리는 중국의 한촌,

여자 버스기사가 승객을 태우고 외딴길을 가고 있는데 한 남자가 차를 세웠다. 오래 기다렸다면서 반가워 했다.

조금 후에 또 두 사람이 차를 세우고 올라탔는데, 그 들을 강도였다.

칼을 휘두르며 기사와 승객들에게 돈을 갈취했다. 저항하는 사람을 주먹질 하며.

그리곤 여자 기사를 끌고 내려가 농락했다.

늦게 탄 남자가 나서서 그를 말렸다. 그러나 칼에 맞아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그러는 동안 승객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가만 앉아있었다.

강도는 도망을 가고 여자 기사는 피 묻은 얼굴, 헝클어진 모습으로 차에 올랐다. 잠시 운전대에서 흐느꼈다.

기어와서 버스를 타려던 남자를 차에 태우지 않고 남자의 가방을 창문으로 던졌다.

남자는 도와주려고 했는데.... 하며 허탈해 했다.

버스는 출발했고, 여자 기사는 버스를 천길 낭떠러지로 내몰았다.

. . .

지나가던 지프를 얻어 타고 오던 남자는 경찰차들 사이에 서 있었다.

전원 사망 현장을 보았다.

 

독립영화 <버스 44>의 내용이다. 이것이 실화에 기반을 두었다는 것이 충격이다.

하긴... 우리 주변의 일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 못한다.

 

나는 그 남자인가.

가만 앉아있던 승객인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의 칼랸 미나렛,

기도 시간을 알려주는 종탑이다.

한때 처형장으로 썼다고 한다. 저 위에서 떨어뜨려서 살아난 자는 다시 죽이지 않는다고.

46미터 위에서 떨어져 죽지 않은 자가 한 사람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고..

 

오래전에 내가 쓴 <종>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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