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옥잠화와 지젤

칠부능선 2013. 9. 5. 09:54

류시원에서 밤에 바라보는 옥잠화가 '지젤'의 군무 같다며 구경오라고 하신다.

이른 저녁 준비를 해놓고 냉큼 달려갔다.

쥔장께선 벌써 차려놓고 있다. 오늘은 지난번 시모상을 치른 ㄱ님 위로도 겸해 셋이 모였다.

 

무리지어 핀 옥잠화가 한풀 꺾였다. 모기의 극성때문에 부를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제 일주일 정도면 모두 스러진다고 한다.

밤에 핀 옥비녀꽃들이 환상적이라며 꿈꾸는 소녀처럼 좋아라 하는 반백의 선생님 모습이

내 눈에는 젤로 이쁘다.

 

 

 

 

 

 

 

 

 

 

 

 

태평농법으로 거미줄도 그대로 둔다.

그림그리는 친구에게 본 풍월로 스프레이로 물을 뿌린후 찍어봤다. ㅋㅋ

좀 더 이슬이 맺혀야 하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밥을 먹고 오자며 미리 답사한 식당에 갔다.

줄줄이 나오는 한정식은 요즘 식상했는데 이 집은 운치 있다.

빈대떡 접시에 여뀌를 보면서 좋아졌다.

새우에 허브도.

 

 

 

밥을 먹고 나오니 마당에서 어둠 속에 파바로티가 노래를 하고 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커다란 스크린를 바당에 걸어두었다.

와~~~  

음악을 들으며 차는 별채에서 마신다.

 

 

                                                                                

 

 

 

 

 

 

뒷마당에 허브농장을 꾸며놓았다. 어둠 속에서 손을 들이대니 온갖 향이 난무한다.

담쟁이 창가에서 차를 마시고 다시 류시원에 가서 어둠 속에서 흰비녀를 한 옥잠화를 알현하고 돌아왔다.

선생님은 쫑이의 무덤에 성호를 그으며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그 모습이 참 숙연하다. 쫑이는 죽어서도 복도 많다.

 

오늘 호사한 날이다. 지젤의 군무에 파바로티 할배의 노래에 맛있는 저녁에.

나도 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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