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꽃비, 걱정없다

칠부능선 2013. 4. 23. 16:56

 

 

 봄비가 조신하게 내린다.

 꽃비가 내린다. 아까운 벚꽃이 떨어지지만, 벚꽃은 바람에 휘날릴 때가 절정이다.

이른 꽃 잎 진 자리에 벌써 연둣빛 잎이 돗은 것도 있다. 어디서건 부지런한 놈들은 앞장 서 간다. 

춥지도 덥지도 앟은 봄날, 나른한 졸음을 물리치고 탄천을 걸었다. 한달 작정한 생명공학에 운동하러 갔다.

하루 30분, 주 3회 이상 걷기.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무슨 큰 일을 하는 듯, 요즘 걷는 게 온통 자랑거리다.

 

걷다가 신 선생님 아들 내외를 만났다. 며느리가 장갑을 벗으며 반가이 손을 잡는다. 늘 마음에 있었다며.

아프다던 아드님도 괜찮아졌단다.

탄천을 열심히 걷던 신 선생님 생각이 난다. 그러게 사람의 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듯도 하다.

그렇게 건강관리 잘 하던 선생님이 그렇게 아쉽게 가셨으니.

 

사는 동안 오늘이 최고의 날이라 생각하면 그만이다. 다음에, 다음에,.. 이런 약속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생각과 몸이 바로 움직이는 사람이 좋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행인 1.

 

 

 

 

 

벚꽃이 진다고 애달파 말자.

저 옆에 벌써 이팝꽃 팡팡 터뜨리며 활짝 웃고 있다.

이팝꽃 곁에는 철쭉이 오동통 꽃망울을 앙다물고 있다.

머지 않아 철쭉도 헤벌죽 웃음 흐드러질 것이다.

 

언덕배기에 제비꽃 한창이고

쑥은 쑥쑥 올라와 억세어질 것이다.

그러면 어떤가. 푸르른 그 향내로 눈길을 잡을 걸.

능청스런 수양버들 새집을 들이고 넌출넌출 기분이 좋네.

 

 

 

 

 

 

 

 

 

 

 

 

 

 

 

 

 

어제 간 사람에 마음 쓰지 말자.

오늘 만나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내일 만날 사람도 미리 염려하지 말자.  다만 설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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