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설을 우리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토욜 오전 9시, 출근하듯 시간 맞춰 아들과 며느리가 왔다. 동서는 녹두빈대떡을 맡아서 해오기로 하고 안 왔다.
동그랑땡은 아들이 반죽하고, 만들고, 며느리는 꼬지를 끼고, 동태전을 부치고. 식혜와 나박김치는 며칠 전에 해 두었고,
고기 재는 것과 나물 무치는 것도 며느리 보는데 했다. 미리미리 후다닥 해치워도 될 일이지만.. 교육적으로다.ㅋㅋ
설날.
큰집, 세째 집, 동서네, 조카들(시누이딸들) 아침상에 앉은 식구들이다. 어른들은 12시 전에 가시고,
나머지 식구들은 더 놀다 2시 넘어 가고, 이어서 딸네 네식구가 왔다. 예정대로라면 내일 오는 것인데... 얘들도 오늘 모두 해치우고 내일 쉬려고 한단다.
태경이 시경이 한복을 곱게 입고 왔다.
나는 예정대로 4시에 친정에 갔다. 세째 오빠와 조카들이 모두 왔다. 둘째 오빠네 조카들까지 와서, 모처럼 명절분위기 제대로 났다.
이른 저녁을 먹고, 올케언니가 싸준 음식을 들고 먼저 일어섰다.
내가 출발하기 전에 딸네 식구는 떠났다. 좀 미안하다.
우리집에서 첫 설을 보냈는데, 사실 큰 일은 아니다. 전날 큰댁에 가서 전부치던 일을 우리집에서 하는 것 뿐이다.
원래도 음식 장만은 모두 하는 것이었고, 큰 댁에서 먹던 아침을 우리집에서 먹는 것 뿐이다.
막상 치르고 나니, 큰 일도 아닌데 마음만 무거웠다. 내년엔 좀 편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