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언니와 인연이 18년이 되었다.
10년 위인 언니를 바라보며 참 곱다, 늘 이런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어제도 변함없이.
남편의 말에 상처입는 여린 심성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여전하다.
자신을 잘 가꾸고, 기품있게 이울어가는 언니의 속은 사실 상처투성이다. 그러나 그 속을 아는 단 한 사람을 하느님이라고 믿는단다.
그것이 위로가 되고 다시 힘이 된다고.
남편과 아들 며느리가 몰라줘도 두 딸이 알아주고 하느님이 알아주지 않겠느냐고 스스로 일어선다.
앞으로 10년 이상은 살고 싶지 않다는 말에 나도 동감이다.
그 말에 이어
산티아고를 다녀온 친구는 길에 끝이 있고, 삶에 죽음이 있어 얼마나 다행이냐는 것이다.
지금 죽어도 아무 아쉬움이 없다고.
아, 그건 내가 오래전부터 하던 말이다.
아쉬움, 없다.
할 일, 다 했다.
나머지,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38일 동안 찍은 사진이 2000장 정도 된다.
친구가 찍어 온 사진을 보며 나도 천천히 걸어야겠다. 마음으로. ㅎㅎ
첫 번째 만난 순례자의 무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