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에세이 빈빈彬彬
부산에 사는 류창희 선생의 두번째 수필집이다.
몇해 전 지방 문학행사에서 만났다. 상냥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강한 인상이 남아 있다.
부산 여러곳에서 논어 강독을 18년째 하고 있단다.
논어를 생활로 푸는, 생활에서 논어를 발견하는... 에세이다.
참으로 솔직한 진술때문에 한번 잡으니 끝까지 읽혀진다.
아기 때 유희동작으로 놀던 것에도 이런 깊은 뜻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다시 새겨야 할 말들이다.
*까꿍 覺躬, 네 몸이 어디서 왔는지.
도리도리道理道理, 머리를 써서 세상 도리를 깨달아라.
곤지곤지困知困知, 곤궁해지면 지식을 얻어라.
잼잼 潛潛, 요동치지 말고 인내심을 가져라.
이비이비理非理非, 만져서는 안 되는 물건이다.
따로따로 他路他路,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너의 갈 길로 가라.
지지知止, 그칠 때를 알아라.
지난 수요일에는 강의가 끝나고, 몇몇 절친과 맥주집 대신 교보문고를 갔다.
내가 뒤적거리던 두 권을 선물로 받았다. 사실 한 권만 사려고 했는데...
또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하며 '아자부'에 가서 달달한 단팥죽을 대접받고.
너무 달달하니 금세 질린다.
사람이나 책이나 담백해야 오래 간다.
그래도 가끔은 지독히 달달한 것에 끌린다. 위로가 필요할 때다. 몸이나 마음이나.
*에디톨로지 - 김정운
김정운의 다른 책에 비해서 재미가 떨어진다. 거창한 서문에 혹했다.
'창조는 편집이다' 길게 썰을 풀었다. 슬렁슬렁 넘겨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내용에 비해 포장이 거하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 - 최진석
차근차근 인문학의 문을 열어준다. 인문학이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면서.
버릇없는 인문학, 우리가 아닌 나의 욕망에 충실하라는. 개별적, 자발적 욕망, 창조적 욕망을 끌어내야 한다.
*욕망은 '이곳'에 있는 자기를 '저곳'으로 끌고 가려는 힘이고 의지이며 충동이고 생명력이다.
*예술은 명사적으로 굳어진 나를 동사화하도록 자극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인문의 통찰이 궁극적으로 도달하려는 지점이다.
소박한 포장이 맘에 들지만 버릇없이 말한다고 하지만, 파격적이게 느껴지지 않는다. 참으로 점잖다.
지난 주에 내게 온 책들이다.
쓱 던질 것도 있고, 꼼꼼히 읽고 인사를 전해야 할 것도 있다.
이제 더 이상 내 책장은 책을 받아주지 못한다.
또 몇 박스 묶어 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