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511

손의 온도는 / 유혜자

유혜자 선생님이 최근 2년 반 동안 쓴 작품을 묶었다. 현대수필 행사때마다 뵈었는데... 작품으로 만나는 선생님이 여전하셔서 다행이다. 선생님 등단 50년의 큰 의미도 있다.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읽었다. 내가 아는 분과 책을 많이 만난 것도 또 반갑다. ​ 처음과 같이 이제껏 열심히 발표하시는 모습에 처음과 같이 성찰하며 겸손한 자세에 박수보내며, 깊이 고개 숙인다. ​ ​ ​ 걸어도 뛰어도 걷고 뛰어도 아직도 날개가 돋지 않아 나비가 못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비가 된 애벌레가 꽃들에게 희망을 주듯이, 문학의 힘은 사막 속에서나 땅속에서 700년이나 지내며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닐까. 좋은 작품은 읽는 이들에게도 생명이 영원히 이어지리라. - 책머리말 중에서 ​ ​ * 나도 어..

놀자, 책이랑 2022.08.08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 무의도

수필반 5인, 번개 모임으로 서해를 돌았다. 4인은 9시 30분 수내동에서 출발. ​ ​ 운서역에서 1인을 태우고,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 갔다. 아이들 방학이라서인지 가족단위 호캉스객들이 많다. 입구에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떠억~~ ​ ​ ​ ​ ​ 데미안 허스트 Previous imageNext image ​ ​ ​ ​ ​ ​ 동영상이 안 올라온다. ㅠㅠ 00:00 | 00: 欄外 ​ ​ 스티로폼 작품 ​ ​ ​ ​ ​ 거장의 작품들을 무료로 보며~~ 한 바퀴 돌고 점심을 먹고, 차 마시고 무의도로 가는 길에 실미도를 멀리서 바라보며 영화 '실미도'를 떠올리는데.... 김 샘이 그 때 그 시절 이야길 소상히 알려준다. ​ ​ 무의도 다리를 건너니 소무의도다. 계단으로 이어진 비칼길을 오르..

낯선 길에서 2022.08.04

시화등 전시 / 성남아트센터

시화등, 두 번째 전시 마지막 날이다. 일주일이 후딱 지나갔다. 낙지집에서 파전과 막걸리. 틈새에 자연 공부도 하고~ 팥빙수까지... 조촐한 뒷풀이를 했다. https://m.blog.naver.com/vipapple/222837124636 성남아트센터 등,시화전시 성남아트센터 등,시화전시 만나고 싶었어요 등,시화전 ▶ 일시;2022년 7월 26일 ~8월1일 ▶장소; 성남아트... m.blog.naver.com - by 김단혜 집에 오니 대녀가 텃밭을 털어다 놓았다. 후다닥 깻잎장아찌 완성

고종석의 문장 1 / 고종석

수필 강의 새 교재를 찾느라고 뒤적였다. 곁에서 말하듯이 조근조근 경어체로 알려준다. 다 아는 이야기라도 이렇게 살갑게 이르면 마냥 끄덕일 것 같다. 더우기 '글은 재능이 아닌 훈련에 달렸다'니 희망이 보이지 않는가. 인상적인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에 방점을 찍고 궁리를 시작하란다. 글쓰기 강의 녹취를 편집해서 만든 책이다. ​ ​ *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숭실대학교 진리관에서 한 글쓰기 강연을 활자로 풀어내놓는다. 얄궂게도, 나는 그 글쓰기 강연을 통해서 내가 글쓰기보다 말하기를 더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책 앞에 ​ *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 모모는..." 처음 들어보시나요? 소설의 대사와 지문을 가사로 옮긴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 정말..

놀자, 책이랑 2022.08.01

고종석의 문장 2 / 고종석

​ ​ * 양주동: 독보적 문체를 통한 구별짓기 호가 무애인 양주동 선생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국문학자로 살다 돌아가셨습니다. 신라향가와 고려가요 연구로 유명한 분입니다. 이런 옛 노래들을 연구해서 낸 학술저서가 딱 두 권이에요. 랑 . 앞엣것이 향가에 대한 연구서이고, 뒤엣것이 고려가요에 대한 연구서입니다. 둘 다 매우 두꺼운 책입니다. 이분은 이 책 두 권만 쓰시고 학술 연구는 그냥 내려놓다시피 했습니다. '난 공부할 건 다했다. 이제 술이나 마시고 살아야지. 술이나 마시며 잡문이나 쓰면서 살아야지', 하셨던 겁니다. 그래서 이런 수필집을 내셨습니다. 일제 때는 시도 쓰셔서 이란 시집도 내셨는데, 제가 외람되게 평가하자면 시인으로서는 뛰어난 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산문이 아주 독특합니다. 그 누구..

놀자, 책이랑 2022.08.01

'말들의 풍경'을 시작하며 / 김 현

‘말들의 풍경’을 시작하며 김현 말들은 저마다 자기의 풍경을 갖고 있다. 그 풍경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다르다. 그 다름은 이중적이다. 하나의 풍경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풍경들의 모음도 그러하다. 볼 때마다 다른 풍경들은 그것들이 움직이지 않고 붙박이로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변화로 보인다. 그러나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야말로 말들이 갖고 있는 은총이다. 말들의 풍경이 자주 변하는 것은 그 풍경 자체에 사람들이 부여한 의미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풍경을 보는 사람의 마음이 자꾸 변화하기 때문이다. 풍경은 그것 자체가 마치 기름물감의 계속적인 덧칠처럼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로 덧칠되며, 그 풍경을 바라다보는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마..

산문 - 필사 + 2022.07.25

제9회 성남문학축전 / 만나고 싶었어요

3년 만에 대면 행사를 했다. 성남 시청 온누리홀 600석이 헐렁하지는 않았다. 로비에 전시한 시화등도 여럿이니 볼만하고, 진행도 순조롭게 제 시간에 마쳤다. 모두 수고많았다. 나는 이제 '고문'이니 칭찬하고 박수만 쳐주면 된다. 가벼워서 좋다. 오늘 여운이 남은 건 정용준 소설가의 말이다. 문학적으로 살자... 결국 속살을 잘 느끼고 살자는 말. 본질을 보자는 이야기다. 문학은 역사에 남는 거대서사가 아니라 역사 뒤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일이다. 100마리 양 중에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는 예수의 비유는 잃어버린 한 마리는 그냥 한 마리가 아닌, 영이나 철수, 마이클이라는 거다. 메모를 못해서 정확치는 않지만 이런 맥락으로 이해했다.

안드레아스 거스키 사진전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자임과 10시에 만나 신용산역에 있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갔다. ​ 사진은 복재를 넘어 작가의 철학이 담긴 창의적인 예술이 되었다. 작품마다 전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확실한 내 목소리 내기를 생각했다. ​ ​ 어마무지하게 큰 사진, 미술관 크기도 대단하다. 육중한 기둥의 무게감이 상당하지만 작품이 이를 압도한다. 모든 작품 해석은 독자의 몫이지만, 이 사진전은 작가의 의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55년생, 동시대를 살아서 더 이해할 수 있는 감성이 있다. 요즘 가장 높게 느끼는 게 '세대의 벽'이 아닌가. ​ ​ ​ ​ ​작가의 신작으로 뒤셀도르프 근처 라인강변 목초지에서 얼음 위를 걷고 있는 사람들 모습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규정에 얽매여 있는 일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 ​ ​ 은..

작별하지 않는다 / 한 강

제주 4.3에 대해 쓰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읽는 것도 힘들었다. 책을 주로 밤에 주루룩 읽는데... 도무지 밤에 읽을 수가 없었다. 무서운 마음까지 들면서. 토욜 반포에 결혼식을 잠깐 다녀오고 내내 읽었다. 짬짬이 긴 쉼을 가지며. 오래 전, 제주에서 빈첸시오 활동하면서 만난 4.3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까지도 쉬쉬하던 이야기였다. 꿈으로 시작해서 현실과 꿈이 오가는 느낌,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 찐득하게 따라붙는다. 책과 놀지 못한, 불편한 독서였다. 이렇게 시작한다. *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벌판의 한쪽 끝은 야트막한 산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등성이에서부터 이편 아래쪽까지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었다.여러 연령대의 사람들처럼 조금씩 다른 키에, 철길 침목 정도의 굵..

놀자, 책이랑 2022.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