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 / 고은 秋夕 / 고은 숙자는 추석 쇠러 대전 제집에 갔다. 마른 고비나물 따위 마련해두고 간 안주로 모인 친구들과 추석술 거나했다. 장준하 상진들을 추념치 않을 수 없어 친구 하나하나가 스스로 준하 되고 상진이 되었다.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아침 점심 찬밥 말아먹으며 내 마음 물에 정들어 가득했다. 닭.. 시 - 필사 2006.07.23
文義마을에 가서 / 고은 文義마을에 가서 / 고은 겨울 文義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다다른 길이 몇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이 세상의 길이 신성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번씩 귀를 달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小白山脈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빈부에 젖은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 시 - 필사 2006.07.23
너를 잃고 / 김수영 너를 잃고 / 김수영 뉘가 없어도 나는 산단다 억만번 늬가 없어 설워한 끝에 억만 걸음 떨어져있는 너는 억만재의 모욕이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꽃들 그리고 별과 등지고 앉아서 모래알 사이에 너의 얼굴을 찾고 있는 나는 인제 늬가 없어도 산단다 늬가 없이 사는 삶이 보람있기 위하여 나는 .. 시 - 필사 200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