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갈매기의 꿈

칠부능선 2006. 11. 2. 20:20





이곳이 천국인가 하고 그는 생각하고,
그리고 그런 자신에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별안간 날아올라 들어선 순간에 천국을 이러쿵저러쿵 말한다는 것은
별로 예의바른 일이 못 될 듯하다.

그는 방금 지상에서 구름 위로
빛나는 갈매기들과 똑바로 편대를 지어 올라왔는데,
문득 알고 보니 그 자신의 몸도 다른 두 갈매기들처럼
점차 빛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바로 거기에는 금빛 눈을 반짝이며
열성적으로 살고 있었던 그 젊은 조나단의 모습이 있었다.
하긴 겉모양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지만.
모습은 갈매기의 모양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나는 방식은 달랐다 .

이미 이전의 그보다도
훨씬 훌륭히 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왜 그럴까! 왜 절반쯤밖에 힘을 내지 않는데,
지상에서의 자기 전성 시대보다도 배나 빠르고
훨씬 선명하게 날수 있는 것일까!

그의 깃털은 이제 순백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양쪽 날개는 잘 닦은 은처럼 매끄럽고 완벽했다.
그는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이 새로운 날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어떻게 하면
가속시킬 수 있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시속 400킬로미터에 이르자,
그는 이제 자기가 수평 비행의 한계 속도에
접근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440킬로미터쯤에 이르자,
그것이 새로운 자기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도임을 알고 약간 실망했다.
이 새로운 육체가 해낼 수 있는 스피드에는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옛 수평 비행 때의 최고 기록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해도
여전히 거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것을 돌파하려면
굉장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천국에는 한계 따위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갑자기
구름이 갈라지고,
호위역 갈매기가 말했다.
"무사히 착륙하길 빈다, 조나단."
그렇게 말하고, 그들은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는 바다를 건너 톱니 모양의 해안선을 향해 계속 날아갔다.
웬일인지 벼랑 위에서 상승 기류를 타고 날아오르는 갈매기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멀리 떨어진 북쪽 수평선 근처에
약간의 갈매기들이 날고 있을 뿐이다.
기이한 풍경이었다.
뜻하지 않은 생각이
마음을 혼란시키고,
새로운 의문이 끓어올랐다.
왜 갈매기가 이렇게 적을까?
천국에는 갈매기가 군집해 있어야 했는데!
그리고 나는 왜 이처럼 금새 피로할까?

*

"치앙, 여기는 천국이 아니죠, 그렇죠?"
노선배는 달빛 속에서 미소지었다.
"꽤 알게 된 것 같군, 조나단."
"이 생활 다음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갈까요? 천국이라는 곳이
사실은 아무데도 없는 것 아니예요.

"맞았어 조나단, 그런 곳은 없어.
천국이란 장소나 시간이 아니라
완전한 경지를 가르키는 것이니까."
그는 잠시 말이 없다가 물었다.
"너는 굉장히 빠르게 날지. 안 그래?".

"나는..... 나는 다만 스피드를 좋아해요." 조나단은 대답했다.
노선배가 자기를 알아주었다는데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또 자랑스런 기분이기도 했다.
"알겠니, 조나단?
네가 정말 완전한 스피드에 이르렀을 때,
너는 바로 천국에 닿으려 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완전한 스피드라는 건
시속 수천 킬로미터로 나는 일도,
백만 킬로미터로 나는 일도,
또 빛의 속도로 나는 일도 아니야.
왜냐하면 아무리 숫자가 커져도
거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야.
완전한 것은 한계가 없지.
완전한 스피드란, 알겠니,
그건 곧 거기에 있다는 거야."
뜻밖에 치앙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별안간 150미터쯤 떨어진 바닷가에 나타났다.
섬광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다시금 그의 모습은 사라져서 아까처럼
1천분의 1초 동안에 조나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었다. .

"어때 재미있지?"하고 그는 말했다.
조나단은 현기증을 느꼈다. 천국에 관해
물어 볼 셈이지만 완전히 잊어버렸다.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 느낌이 어떠세요? 그 방식으로
얼마나 멀리 날 수 있어요?"
"어디에든 언제든
바라는 대로 갈 수가 있어"
노선배는 말했다.
"나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곳에 그리고 언제라도 갔었지"
그는 바다 저쪽을 바라보았다.
"묘한 일이야. 이동하는 일밖에 염두에 없고,
완전할 걸 경멸하고 있는 갈매기들은 느려서 아무데도 못가.
완전한 것을 구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자들은
순식간에 어떤 곳이든 가거든. 기억해 두어라, 조나단.
천국이란 장소가 아니다. 시간도 아니다.
왜냐하면 장소나 시간 자체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야. 천국이란....." .

아까처럼 나는 법을 나한테 가르쳐 주실 수 있어요?"
조나단은 또 하나의 미지의 세계를 정복하고 싶어 몸을 떨었다.
"좋아, 네가 배우고 싶다면"
"배우고 싶어요.
언제부터 시작해 주시겠어요?"
"너만 괜찮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조나단은 말했다.
이상한 광채가 그의 눈 속에서 빛났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치앙은 천천히 말했고, 자기보다
젊은 갈매기를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생각한 순간 그곳에 날아가기 위해서는,
이것은 즉 어떤 곳에든지 날아간다는 말이 되는데,
그러려면..." 하고 그는 말했다.
"우선 자기는 이미 거기 도달해 있다는 것을
앎으로써 시작하지 않으면 안 돼...." .

*

치앙이 말하는 바에 의하면, 순간 이동의 비결은
우선 조나단 자신이 자기를 한정된 능력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육체 속에 갇힌 불쌍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 있었다.
고작 1미터 남짓한 날개 길이와 겨우 비행 지도에나
써넣을 정도의 비상력 밖에 없는 갈매기의 육체에
마음을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본래의 자기는
아직 쓰여지지 않은 숫자가
한계를 갖지 않듯이 무한히 완전한 것이며,
시공을 초월하여 어떤 장소에나 즉시
도달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치앙은 말하는 것이었다.

조나단은 날이면 날마다,
해 뜨기 전부터 자정이 지나도록 맹렬히 열중했다.
그리고 온갖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서 있는 지점에서 깃털 폭만큼도
이동할 수 없었다.

"믿음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어"
치앙은 이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날기 위해 신조는 필요없다는 걸 알아둬.
지금까지 네게 필요했던 것은 난다는 데 대한 이해뿐이야.
이번도 그와 똑같은 일이야. 자, 그럼 다시 한번 해봐"

그러던 어느날, 조나단이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며 해변에 서 있을 때,
별안간 뭔가 마음에 번뜩였다.
그는 지금까지 치앙이 무슨 말을
해왔는가를 퍼뜩 깨달았다.
"그래, 정말 그렇다!
나는 완전한 갈매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갈매기로서 여기 있다!"
그는 격렬한 충격 같은
기쁨을 느꼈다.

"좋아!" 치앙이 말했다.
그 목소리 속에는 무엇인가를 성취한
밝음이 깃들어 있었다. 조나단은 눈을 떴다.
그는 노선배와 단둘이서 아까와는 전혀 다른 해변에 서 있었다.
숲은 물 가장자리까지 들어차 있고, 두 개의 노란 태양이
머리 위를 돌고 있다.
"마침내 체득했군" 치앙이 말했다.
"그러나 좀더 콘트롤을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조나단은 어리둥절했다.
"대체 여기가 어딥니까?"

주위의 기이한 광경에는
아무 관심도 나타내지 않고,
노선배는 그의 질문을 간단히 받아넘겼다.
"우리는 어떤 혹성 위에 있어. 초록 하늘,
태양 대신에 쌍자성, 틀림없어"
조나단은 환희에 넘쳐 소리쳤다.
"그럼, 물론 너는 해낸거야, 존."
치앙이 말했다.
그가 땅을 떠나 온 이래,
처음 지른 소리였다.

"해냈다!"

"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정말 알 때는
언제든 되는 거야."




아침이었다.
그리고 새 날의 태양이
잔잔한 바다의 잔물결을 헤치고
금빛으로 번쩍거렸다.

오는 세월은
희망으로 빛나고
흥겨움에 넘쳐 있었다.

갈매기들은 알다시피 결코 비틀거리지도 않으며
중심을 잃고 속도를 떨어뜨리는 법도 없다.
공중에서 비틀거린다는 것은
그들에겐 불명예요 치욕이다.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 리처드 바크의《갈매기의 꿈》중에서 -


Be - Neil Diamond

Lost
On a painted sky
Where the clouds are hung
For the poet"s eye
You may find him
If you may find him

There
On a distant shore
By the wings of dreams
Through an open door
You may know him
If you may

Be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day
Sing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And the Sun God will make for your way

And we dance
To a whispered voice
Overheard by the soul
Undertook by the heart
And you may know it
If you may know it

While the sand
Would become the stone
Which began the spark
Turned to living bone
Holy, holy
Sanctus, sanctus

Be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Sing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way

잃었어요.
구름이 걸려있는
채색된 하늘에서 잃었어요.
시인의 눈을 위해
당신이 그를 찾을지도 몰라요
만일, 당신이 그를 찾으려 한다면은요

거기에서,
꿈의 날개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해변가, 거기에서
열려진 문을 통해서
당신이 그를 알지도 몰라요.
만일, 당신이 그러길 원하다면은요

존재해요.
영원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언어를
그리워하는 페이지로 존재해요
그러면, 신이 당신의 날을 마련해 줄 거에요
노래해요
고요한 목소리를 찾는 음악으로 노래해요.
그러면, 신이 당신의 길을 인도 해줄거에요

우리 춤을 춰요
마음속에 깃든 영혼을 통해
우연히 들은 속삭이는 목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어요.
그러면 당신은 그것을 알지도 몰라요.
만일, 당신이 그것을 알려고 한다면

모래가 돌로 되는 동안에,
살아있는 뼈로 변한 활기를
가지기 시작한
돌로 되는 동안에,
거룩한, 거룩한
상투스, 상투스

존재해요.
영원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언어를
그리워하는 페이지로 존재해요
노래해요
고요한 목소리를 찾는 음악으로 노래해요
그러면, 신은 당신의 길을 만들어 줄 거에요

* 옛 생각하며...  

 

 

'놀자, 책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자제국 쇠망약사 - 이남호  (0) 2006.11.04
치사량의 고독  (0) 2006.11.04
반성  (0) 2006.11.02
능동의 욕구  (0) 2006.10.28
흐린 기억  (0) 200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