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색채론 / 괴테

칠부능선 2021. 11. 28. 22:08

괴테의 색체론은 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다. 

불현듯 떠난 이탈리아 기행에서 그의 행적을 따라다니며 그의 성향을 짐작했는데, 무슨 호기심으로 이 책을 잡았는지...

그럼에도 꾸역꾸역 읽어내리는 내 인내심에 스스로 쓰담쓰담~

 

색의 분류를 생리색 - 물리색 - 화학색으로 하는 것부터 ... <자연과학론>이다. 

 

 

* 우울증 환자들은 종종 검은색 형상들을 실이나 머리카락, 거미, 파리, 말벌로 본다. 이러한 현상들은 또한 초기의 흑내장 증세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환자들은 반투명한 작은 관管들을 곤충의 날개로, 다양한 크기의 수포진들로 본다. 이것들은 흑내장을 제거하면 가라앉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개구리 알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때로는 완전한 구로, 때로는 렌즈로 보이기도 한다.  (82쪽)

 

* 흙의 원래 상태의 색은 흰색이다. 뿐만 아니라 식물성과 동물성의 재질도 그 조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흰색으로 변할 수 있다. 순수한 흰색은 다양한 용도로 아주 필요하고 그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이를테면 우리는 특히 아마포와 면포를 염색하지 않은 채로 잘 사용한다. 그리고 비단, 종이와 그 밖의 것도 희면 힐수록 더욱 만족을 준다. 게다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전체 염색술의 주요 토대는 희색의 바탕이다. 그러므로 기술은 때로는 우연히, 때로는 숙고하여 이러한 재질들을 탈색시키는 데 심혈을 쏟았다.  (201쪽)

 

* 청색

황색이 언제나  빛을 수반하는 것처럼, 청색은 언제나 어두운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색은 눈에 무어라 말하기 어려운 특별한 영향을 미친다. 청색은 색으로서는 하나의 에너지이다. 하지만 이것은 수동적인 영역에 속하며 가장 순수한 상태에서는 말하자면 자극을 가진 무無와 같다. 이 색에서 우리는 자극이자 휴식이라는 그 어떤 모순적인 것을 본다.  (253쪽)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유에서 예술가는 딜레탕트를 존경해야만 한다. 그 대상이 학문일 경우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왜냐하면 애호가는 여기에서 만족스럽고 유용한 어떤 것을 할 수 있기때문이다. 학문은 예술보다도 훨씬 더 경험에 의존하는데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경험의 대가이기도 하다. 학문적인 것은 다방면으로부터 수집되어야 하며 많은 손들과 머리들 없이는 해낼 수 없다.  (285쪽)

 

*분석과 종합

하나의 잘못된 가설도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 왜냐하면 가설이 틀리다는 것이 결코 해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잘못된 가설이 굳어지고, 일반적으로 인정받아 일종의 확신이 되면서, 아무도 그것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고 그 확신을 조사할 수 없게 되면 이것이 원래의 재앙이며 우리는 수세기 동안 이 재앙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

분석가는 결코 종합을 토대로 하지 않는 곳에서 그의 방법을 적용할 때 바로 커다란 위험에 처하게 된다.  (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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