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시인회의 집밥

칠부능선 2020. 5. 28. 22:10

코로나땜시 몇 달만에 시인회의 모임을 한샘의 이사한 집에서 했다. 

과천에 새로지은 아파트 7층이다. 교동마님답게 아파트 느낌 안나는 대궐같은 집이다.

 

 

10명이 널널하게 앉은 식탁,  집밥 전문답게 거하게 차렸다.

 

 

 

오래 놀고, 시 합평은 간단히

 

 

 

5시 넘어 헤어져 집에 오니 또 든든하다. 

쥔장이 들려준, 과천의 행복찹쌀떡과 마당있는 집에서 거두어온 미나리와 쌈거리들... 

 

 

 

배워서 남주는 거, 참 좋은 거다. 

혜민씨의 켈리 솜씨, 9명 모두에게 각자의 시를 적어주었다.  세상에 1개 밖에 없는 선물이다. 

늙막까지 혼자 즐기며, 또 나눌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

 

 

노정숙

 

 

대대로 종만 만들었다는 한 남자를 만났다. 울지 못하고 매달려 있는 종들 아래서

숫된 그의 눈과 마주 쳤을 때 우리는 원시의 언어로 하나가 되었다. 땀으로 젖은 등,

갇혀 있던 말들이 서로를 위로한다. 모나고 거친 몸이 깊고 어두운 시간을 지나 둥글게 태어난다.

 

그는 백 년 전에 이미 내 안에 들어온 사람이었다.

그의 혀는 능란했다. 나는 기어이 그의 종이 되었다

 

목을 직각으로 꺾어야 볼 수 있는 첨탑, 그가 줄을 당기면 비로소 나는 몸을 던져야한다.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한 죄로 오래오래 울어야한다.

그리운 손 떨리는 입술, 내 것인 것을 알아 본 죄로 다시금 돌아와 무릎을 꿇어야한다.

 

 

'놀자, 사람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화 -문인회  (0) 2020.06.11
오우가 소풍  (0) 2020.06.08
백년만의 김치  (0) 2020.05.25
포식과 힐링  (0) 2020.05.19
오페라마 <하이레벨> - 어버이날  (0) 2020.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