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에 목을 탁 꺾는 동백의 기개는 작은 화분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견물생심이라고 요즘, 친구 화원에 자주 다니다 보니 꽃이 눈에 들어온다.
리모델링하면서 꽃과 화분 모두를 마당있는 지인네로 보냈는데... 다시 더디게 움직이는 생명에게 마음을 내 본다.
자그마한 동백나무 한 분을 '데리고' 왔다. '모시지'는 않을 것이다.
꽃에도 얼굴이 있단다. 이 동백은 사방 어느쪽을 봐도 좋은 수형이라고 한다.
한동안 자주 눈 맞출 것이다.
내 눈길이 자주 가는 식탁과 주방 사이에 두었다.
이때가 제일 이쁘다. 사람으로 치면 갓 스무살 정도,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설레고, 기대감에 차 있다.
절정에 이른 이 시기를 나는 40대 초반 정도로 으로 본다.
이 환한 시간이 지나면 푸르는 잎으로 살 것이다. 난 그때가 더 좋다.
땡땡 추운 겨울까지 속에서 꽃망울을 준비할 게다. 그래서 다시 봄을 맞겠지.
하지만 인간의 생은 일회뿐이다. 다시 꽃을 피우지 못해도 푸르른 잎이 단풍 들고 또 거름이 되겠지.
그래서 더 좋은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