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꽃 시중

칠부능선 2020. 3. 16. 12:31

 

  오랜만에 친구네 화원에 갔다. 이삿날을 잡아둔 친구를 생각하니 코로나보다 더 맘이 급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언가 물으니 화분에 이끼와 풀을 걷어주는 것이란다. 자세히 보니 이게 다 손 가는 일거리다.

  화분갈이나, 전지 작업은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이런 건 누구나 가능한 듯, 2시부터 8시까지 작업하니, 중간에 차마시고 간식 먹고...

  30개 넘게 한 것 같다. 20분의1 정도 되려나.... 에효.

  이걸 다 관리하는 친구는 정말 대단하다. 감상 화분도 셀 수 없이 많다. 이사 생각만으로 난 머리가 무겁다.

 

  종일 책 읽는 일에 비하니 이건 성과가 눈앞에 나타나서 뿌듯하다.

  책 볼 때의 잠깐 느끼는 감동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 감동은 또 금세 날아가 버리지 않는가. 전에 본 책도 다시 읽으면 또 새로우니 말이다.

  이래서 문우들이 잠깐씩 옷 만들고, 퀼트 같은 것에 빠지는가 보다. 수확이 확실한 일에 또다른 기쁨이 있다.

 

  도무지 힘을 쓰지 않던 몸이라 팔과 어깨가 묵지근하다. 더운 물에 푹 담그고 뜨듯하게 자고 나니 괜찮다.

  이사 전에 몇 번 더 근로봉사를 해야겠다. 

 

 

 

 

하우스에 봄은 일찍 온다. 개나리가 벌써 만개를 지나고 새싹이 올라온다.

친구와 10년째 동거하고 있다. 


 

 

화분에 자리잡은 얘들을 없애줘야 한단다. 나름 이쁘기도 한데... 참 비운의 녀석들이다.

잡초는 없다, 고 생각했는데... 제 자리를 잘 못 잡으면 처량한 꼴이 되는 건 어디서나 같은가 보다. 

 

 

 

작업 전

 

 

작업 후. ㅎㅎ

 

 

 

 

말끔해진 화분을 보니 흐뭇하다.

 

 

 

 

 0317 / 두 번째 작업 3시간 정도하고 새로 갈 하우스에 구경갔다. 공사중이다.

 

 

 

 

 

 

 

                                                       문학작품에 많이 나오는 아그배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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