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기쁜 일에 슬쩍 웃고
슬픈 일을 당했을 때는 그저 침통한 표정을 지을 뿐,
화가 나면 입을 꾹 다물고 아랫배에 힘을 주는 게 다다
해탈을 했거나 담대무쌍하다고 믿고 살았다
그런데 그의 심장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호랑이가 눈 앞에 나타났는데
울부짖거나 도망을 가야하는데
아니면 눈이라도 부라려야 하는데
그래, 잡아 먹으려면 잡아 먹으렴
그저 바라만 볼 뿐,
흐린 미소까지 흘린다
해탈도 담대도 아닌 고장난 심장을 가진 그는
그러거나 말거나 요지부동 변함없이
긴 처방전을 귓등으로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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