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까지 읽은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아침의 피아노> 탓인가.
빗줄기가 발길을 이끈다.
“비 오는 날 세상은 깊은 사색에 젖는다. 그럴 때 나는 세상이 사랑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가득하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세상을 사랑하는지도 안다.” (92쪽)
오랜만에 율동공원을 걸었다. 조신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
빗방울이 굵어져 차를 타고 어머니 계신곳에 갔다.
여전한 모습, 입구에는 한 여인이 지키고, 다음에는 세 남자가 묵념을 하고 있다.
어머니도 단아한 모습으로 선한 웃음을 짓고 계신다.
하늘마저 어둡다. 그래도 어머니 이웃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가까이에 이렇게 이웃이 많으니 그곳도 왁자할 듯, 그러거나 말거나 어머니는 한 쪽에 오롯이 앉아 계실 듯,
아버님도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꼿꼿이 홀로 계신다.
지금 떨어져 있어도 남편은 아버님을 곁에 두고 있다. 무엇을 하건 아버님을 들먹인다.
감사와 사랑이 아닌 원망과 아쉬움이지만... 그 애증을 어찌 모르겠는가.
병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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