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시인의 집 - 열미리

칠부능선 2019. 8. 2. 10:00

 

  시인회의 번개모임으로 5인이 혜민씨네 열미리 집에 갔다.

  개떡과 옥수수, 감자, 오디 셀러드, 나물들 모두 밭에서 키운 것들로 잔치를 벌였다. 난 두 번째 방문이다.

  시부모님 모두 이 집에서 돌아가시고 이제야 혜민씨도 가벼워졌다. 생각했던 것 보다 일찍 자유가 왔다고.

  그 우여곡절의 시간이 내게 위로가 되는 게 아이러니다.

  인간은 이리도 얄팍한 존재다. 넘의 불행과 아픔이 내 절망을 위로하는 걸 보면 말이다.

  혜민씨에 비하면  나는 어린애 수준이라는 걸 자각한다. 그래도 어쩌랴, 자기 그릇대로 살 수 밖에 없는걸.

 

 

 

 

 

 

 

 

 

 

 

 

마당에 큰 대추나무가 있고, 집 주위가 모두 밤나무다.

 

 

 

 

 

 

 

혜민씨는 천생시인이다.

꾸미고 만드는 게 아니라 흥과 한으로 저절로 터져나오는 시를 쓰는.

아래 붙어 있는 시 <게고동>, 도덕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분명 낯을 붉힐 수도 있다.

단숨에 읽히며 찌르르 하는.

 

 

 

 

 

 

 

 

 

 

 

 

 

                             

 

                                        

 

 

 

산과 이어지는 경계에 도랑을 막아서 물놀이터를 만들었다.

자신의 시도 한 편 걸어놓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에 발을 담그고 웃으며 먹고, 또 먹고, 마시고.

너무 편하고 시원해서 모두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5시경 모밀국수까지 먹고 일어났다.

앞 뒤 밭으로 충돌, 모기에게 헌혈을 하면서 고추, 가지, 깻잎, 방울토마토을 따고.

 

 

 

물에 흠뻑 젖은 쥔장, 물에 풍덩 담그라고 여벌 옷도 내놓았으나 혜민씨처럼 동심이 충만하지는 못해 발만 적셨다.

 

 

 

 

 

 

 

 

 

 

 

 

 

 

 

 

 

 

 

 

                              친정에 다녀온 듯 푸짐하다. 옥수수는 삶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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