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을 지났다고 생각한 건 오산이었다.
그건 터널의 입구였을 뿐이다. 하루하루 긴장과 공포, 불안의 시간을 보냈다.
요양병원 2주 만에 아버님을 감당 못하고 우리는 몰염치한 부모가 되고 말았다.
며느리가 할아버지를 서울로 모셔갔다. 몇 차례 난동을 겪고, 그곳 병원에 입원했다.
지금도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정밀검사 중이다.
잘 사는 일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일을 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급할 때 사람의 바닥이 드러난다.
작은 아버님도 어른의 역할을 해 주시는데 아직 아버님께 접수가 안된다.
난감한 시간, 시간이다.
이제 나도 노인이 되었나 보다.
이 사태를 어른답게 대처할 수가 없으니 서글프고 부끄럽다.
할아버지를 자기가 돌보겠다고 선뜻 나서준 며느리가 참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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