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에 걸어서 야탑광장에 갔다.
식전 연극을 하고 있었다. 식은 30분씩 뒤로 밀렸다. 예년처럼 바람이 불고 날이 추웠다.
단단히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덜덜~~~
인사들 인사말 하는 틈에 영옥씨와 김동숙 샘이 사준 순대국을 먹고 몸을 녹였다.
오봉옥 시인의 시 <슬픈 너울>을 김단혜 샘이 낭독했다. 낭낭한 목소리에 감정을 실어 전하니 스며들었다.
어찌 풀어야 할까. 어서 풀어 훨훨 가벼워져야 할 텐데. 이 슬픈 너울을...
차재기 샘이 늦게 와서 또 따끈한 차를 사주고, 영옥씨와 나를 집까지 태워다 줬다.
이 모임에서 내가 '고문'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현대수필에서도 '고문'으로 승진했다.
이제 난, 가벼운 마음으로 뒷자리에서 흐믓한 표정만 짓고 있으면 된다.
기회가 주어질 때, 밥도 사고 차도 사면서.
오늘은 모두 나한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차재기 샘이 빨간구두를 자랑한다. 앞으로 10년은 신겠다고 하면서.
나도 이런 신발이 당기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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