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산 집에서 전체 리모델링은 한 번, 부분은 두 번 하고 살았으나 명이 다 되었다.
무심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너무도 꾸줄근해 보였다. 시누이는 아버님 돌아가시면 리모델링 하라고 했지만,
그것도 참 그렇다. 돌아가시고 우리끼리 새집에서 좀 그럴것도 같고.... 어쨌건 마음을 먹고 보름만에 후다닥 일을 치르고 있다.
세군데 견적을 받는 과정도 그렇고, 모험 보다 안정빵을 택했다.
아버님은 리모델링 기간동안 동서가 모시기로 했다.
동서한테 효도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작은 아들이 어머니 가시고 얼마나 애통해했는지... 그런 한이 없도록.
리모델링 결심을 하고,
첫 번째 한 일이 책을 절반 이상 줄이고, 다 내놓고 책꽂이 두 개 정도만 남겼다.
내일부터는 큰 것들을 내놓을 생각이다. 모두 버리고 아주 단촐하게 다시 시작하리라.
후다닥,
29일로 이삿날이 잡혔다.
세 사람이 가져간 후, 보자기에 싼 게 400권 정도, 이번에 천 권 넘게 이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