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담배를 끊으셨다.
담배 대신 과자와 사탕... 으로 군입을 다지신다.
나는 한참 전에 공기청정기를 사서 아버님 방에 넣어드렸다.
사실 남편한테도 안하는 잔소리인데 아버님께는 뻥긋, 한 적도 없다.
모임에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누구는 이제 담배 맛이 없어진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100세 이상 사시겠다고도 한다.
얼마 전에
자전거 패달 밟는 게 힘들다고 170만원이나 주고 전기자전거를 사서 변환하는 과정에서 몇 번 넘어지고 손자를 줬다.
퀵보드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왔는데 그 크기와 무게가 생각과 다르다고 반품을 한 바 있다.
젊은이가 퀵보드 타는 모습을 아주 가뿐하게 보신거다.
퀵보드가 위험하다는 것을 아직 인정하지 못하고 뭔가 다른 탈 것을 궁리하시는 듯 하다.
내가 검색해서 전동스쿠터를 주문해서 보여드리니 가져온 사람에게 역정을 내신다. 장애자용이라고.
장애장용과 다르게 핸들이 있는데도 안 받아들이신다. 우리 모두 예비 장애자인데... ㅠㅠ
에고~ 나한테 안 내는 역정을 에먼사람한데... 미안해서 얼른 출장비를 지불했다.
요즘은 혼자는 밖에 거의 못 나가시니 거실에 있는 고정 자전거를 타신다.
식사와 간식은 잘 드시고 큰 변화는 없다. 정신 맑으시고 자기관리가 철저하시다. 다행이다.
어제 저녁에 턴천을 두 시간 걸었다. 걷다보니 발동이 걸렸다.
"보험 보다 근육" 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그냥 우스개만이 아니다.
만나교회 앞을 걷다보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탄천을 걸으시던 신 선생님이 떠오른다.
아버님과 동갑이였는데... 건강관리를 잘 하셨지만, 몇 년 전에 담낭암에 걸려서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노년까지 곱고 단정하신 모습이 선하다.
이 생과 어떻게 이별할 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내 의지를 내 몸이 배신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밤 물소리에 푹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