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낮은 눈길

칠부능선 2019. 1. 6. 13:07

 

 

 

자세를 낮춰야 눈에 들어온다. 

저들이 가장 이쁜 때를 기억하고 며칠, 혹은 몇 달 눈독을 들이며 기웃댄다.

그러다 환희의 순간을 잡는다. 그냥 카메라를 들이대는 게 아니라 아래서 뒤에서 보조광을 설치하기도 한다.

여리고 여린 줄기를 바라보기 위해 여러가지 공을 들인다.

낮고 작아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인한 생명력,

아름다운 종의 번식에 고개를 숙인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 먹고 살면 최고다. 가장으로의 삶도 잘 꾸려가는 듯해서 다행이다.

 

 

 

 

 

 

 

 

 

 

 

 

 

 

 

 

 

 

 

 

 

<푸름에 홀릭>

 

전시장에서 받아 온 이지우씨의 생태에세이.

숲해설가로 몇 년 살면서 류머티즘이 나았단다. 곤충, 애벌레를 집에서 키우고, 야생화를 찍으러 다니고,

낮은 시선에서 건져올린 빛나는 것들에 푹 빠진 날이다. 

후르륵 읽은 게 미안할 지경으로 쉽게 읽힌다.

꽃, 곤충, 씨앗, 애벌레부터 나비까지. 해충... 숲속의 이야기가 풍성하다. 난 숲 속 일에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속지에 넣은 그림솜씨도 근사하다. 이 삶이야말로 글 보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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