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연에 감사하며 그들의 안위를 비는 새해 첫날이다.
늦잠 속에 비몽사몽 떠오르는 게 있다.
올해는 아들이 지방선거를 치르는 해다. 6월 13일이 선거일이라고 턱, 나와있다. 그게 이제 생각났으니...
난 이미, 5월 24일 출발하는 뱅기를 예약했다.
크레타, 산토리니, 로도스 섬을 가기로 했다. 소그룹 자유여행으로. 다행히 선거일 전에 오기는 한다.
4년 전에 보니, 띠 두르고 명함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이 후보의 직계존비속이다.
뭐 나는 4년 전에도 선거운동에 얼굴 몇 번 안 비치고 막판에는 남해여행을 가지 않았는가.
에이, 걸리긴해도 나는 떠날것이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벌써 독립을 했는데 부모는 독립을 못하는 게 문제다.
오늘도 딸이 전화해서 태경, 시경을 바꿔 인사시키니 남편은 기분이 좋아졌다.
어젯밤에 가족방에서 나는 꼰대짓을 했다.
다 알겠지만... 남자가 경계해야할 세 가지.
'초년 출세, 중년 상처, 말년 무전'... 지난 주에 승진한 사위와 선거치를 아들을 겨냥해서 겸손, 또 겸손하라고.
내조, 외조 서로 잘 하라고...
사위의 명심하겠단 답, 딸과 며늘은 신년인사로 답하고, 아들은 아직 답이 없다.
페북에 아들이 감사패 받는 모습이 줄줄이 떠있다. 저리 바쁜 삶이 무에 좋은가 싶다. 정치는 잘해야 욕 덜 먹는 일이다.
장애인 협회, 한국연극예술학회, 사회적경제 들에서 감사패를 받고, 지역위원회 사무국장도 되었다.
일에 치어있는 느낌이다. 저는 보람있고 좋다지만 바라보는 맘이 숨차고,... 쓰다.
나는 올해도 '잘 놀자', 를 목표로 삼는다. 어머니 일이 무겁게 걸려있지만.
남편 왈, 부모님 돌아가시기 기다리면 아무것도 못한다. 내 몸 성할 때 하고싶은 거 해야한다.
이런 생각이 맞으니 그냥 산다. 40년나 살았으니 찢어져 볼까 궁리도했지만...
마음은 철들기를 거부하는데, 몸은 자꾸 무거워진다.
피렌체에서 만난 행위예술가, 중독 아닌 삶이 있는가 싶다.
나도 여행에 중독된 듯 하다. 아직은 누릴만 하다. 모든 걸 상쇄할 새로움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