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아버님은 처조카의 아들 결혼식을 행기신다. 모시고 가서 어머니의 친척들을 모두 만났다.
누워계신 어머니의 안부는 모두 알고 있어서인지 묻는 사람이 없다.
난 서운하고 씁쓸해진다. 벌써 이들에게 잊혀진 언니, 누님, 고모, 이모가 되었나보다.
밤에 외숙모의 부고를 받다. 함양에서 홀로 씩씩하게 사시는 줄 믿고 있었는데... 너무도 송구스럽다.
일욜, 블친들과 인천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에 여자 사람 다섯만 모였다.
착한 중국집에서 거하게 먹고, 노마드님이 미국서 가져온 시나몬 위스키에 살짝 볼이 붉어지기도 했다.
세계사를 들으며 요가도 하고, 미루샘의 주례 이야기도 듣고... 당산님은 단감을 곱게 깎아 오고...
해선녀님 댁에 모셔드리고 7시 넘어 귀가했다.
바로 남편과 고대구로병원을 향했다.
담배와 커피를 즐기던 외숙모, 폐암이었다는데... 고통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6남매 아들, 딸네를 며칠씩 돌아보고 병원에 들어왔다고 한다.
대쪽같은 성질 그대로 입원한 이틀 만에 돌아가셨다. 85세다.
통크고 해박한 멋진 외숙모님, 방학때 외가에 가면 참 잘 해주셨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나도 시누이 딸들한테 잘 해줘야지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건강하게 잘 사시며, 언제까지 기다려주실 줄 알았는데... 너무 죄송하다.
어쨌거나 닮고 싶은 죽음이다. 모두가 아쉬워하는 죽음...
노마드님 작품이다. 못하는 게 없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