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가차 없이 아름답다 / 김주대

칠부능선 2015. 10. 18. 16:42

가차 없이 아름답다

김주대

 

 

빗방울 하나가

차 앞유리에 와서 몸을 내려놓고

속도를 마감한다

심장을 유리에 대고 납작하게 떨다가

충격에서 벗어난 뱀처럼 꿈틀거리더니

목탁 같은 눈망울로

차 안을 한번 들여다보고는

어떠한 사족蛇足도 없이 미끄러져, 문득

사라진다


 

'시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만지다 / 오봉옥  (0) 2015.11.16
섯 / 오봉옥  (0) 2015.11.16
2013년 / 최문자  (0) 2015.10.18
성性 / 김수영  (0) 2015.09.25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0) 201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