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있는 분들의 책은 더 정이 간다.
여행을 함께 다녀온 이정희 선생님의 수필집과 차옥혜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이 왔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저지른 일들 - 이정희
사람을 먼저 알고 읽는 책은 그 사람의 모습이 겹쳐질 수 밖에 없다.
단아하고 평온한 미소의 느낌 그대로다. 편안하며 섬세한 시각, 올곧은 정신이 얼비친다.
가만히 고개를 숙이게 하는... 고요함까지.
*날마다 되돌아가고 있는 고향은 - 차옥혜
중국문학기행에 이어 두번를 함께 여행 했다. 부군이신 임종률 교수님은 우리아들이 배우는 노동법의 저자이며 교수다.
고요한 물결같은 두 분의 모습, 이면의 열정을 느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데 시집에서 또 다시 확인했다.
그 열정의 정체를.
이 열한 번째 시집이 생태시집이다.
타자에 대한, 자연에 대한 열렬한 사랑과 연민이 출렁인다.
쉽게 읽혀지면서도 끈끈하게 따라 붙은 것이 있다.
* 새벽에 우는 것들 - 최호택
사석에서 몇 번, 아니 최호택 선생님의 집까지 가 보지 않았는가. 몇 해 전 '쑥의 날' 모임에서...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출렁거린다. 겸손한 자세도 돋보인다. 양주골문학을 거느리고(?) 있다.
전에 뵈었던 대장부 모습의 어머니가 생각난다.
* 바람이 데려다 주리 - 박영란
박영란 님은 '랄랄라' 수필로 알게 되었는데, 지난번 행사장에서 인사를 했다. 궁금했던 첫 번째 수필집을 받았다.
생기 발랄함은 여전하다. 바람에 꽂히는 공통점도 있고.
수필을 300편 정도 써야지 감이 잡힌다는 유병근 선생님의 말씀이 들어온다. 에세이부산 출신들이 글 잘쓰는 이유인 듯 하다.
누구의 제자, 라는 것이 이렇듯 자랑스러운 박영란, 기본이 우선 충실하단 느낌이다.
'인도파일'이 들어온다. 독서 취향도 비슷하다. 김 훈, 장 지오노, 막스 피카르트, 베르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