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본 아기들은 말이 더 야물어졌다.
태경이는 "안아주세요"를 입에 달고 있다. 이제 묵직해진 녀석을 겨우 들어서 안아주면
속삭이듯 말한다. "보고싶었어요"
히......... 이 달콤한 말에 내 어깨와 허리가 절단나는 줄도 모른다.
친구가 산티아고로 떠나기 전날, 완전 숏커트를 하고 배낭을 매고 우리집에 걸어서 왔다.
놀다가 가는 길에 함께 탄천을 걸었다. 홀로 서 있는 이쁜 꽃사과를 보며 탄성을 질렀다.
친구가 소원 한가지를 말해보란다.
37일 동안 걸으면서 기도해 주겠단다. 내 올해의 소망은 내 힘으로 되는게 아니다.
친구의 기도발을 기대해 본다.
나도 친구의 무사 귀환을 빈다.
친구가 떠난 날 아침에 태경이가 일어나더니
속삭이듯이 말한다. "친구함마니 보고싶어요" 그런다. 내 참~ 지 엄마 말이 전날 함께 논 사람을 찾는단다.
놀이방에서도 "엄마 보고싶다" 이런 독백을 많이 해서 몇번은 엄마가 호출되어 가기도 했단다.
시경이는 놀이방에서는 배려맨이라서 인기짱이라는데 안아주면 뻐띵기며 내려간다.
어쩜 이리도 성정이 다를까. 참 씩씩하다.
친구와 걷던 탄천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제법 잘 걷는다. 작년에는 자꾸 업어달라고 했는데...
신발에 모래들어갔다고 터는 모습, 녀석들 깔끔떨기는...
오늘 기어이 한의원에 가서 어깨 침을 맞고 뜸을 뜨고... 찜질도 하고.
얼른 일어나야 한다. 어린이 날이 기다리고 있다.
아, 나도 누군가에게 "안아주세요"하고 싶다. 이어서 "보고싶었어요"까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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