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맞아야 할 죽음이지만,
준비된 죽음과 그렇지 못한 죽음이 있다.
'죽음이 있어 다행이다'고 뇌이던 말에 가책이 든다.
"힘이 솟는다.
오른손으로 가슴의 명치끝에서 복부의 정중앙을 지나 좌로 뻗었다는 위장을 쓰다듬는다.
심호흡을 하며 '같이가자 - 같이 살자' 내 병든 위장 세포들에게 간절히 부탁하나
얼마나 힘들었겠니.
병마도 힘들고 항암제를 견디기 더욱 힘들고, 나 이제 더 이상 그대들에게 폭탄을 쏟아 붓는
어리석은 짓은 안 하겠다. 우리 서로 위로하며 그냥 같이 살다 가자.
명상하듯, 기도하듯, 영혼으로부터 간절히 호소한다."
- 성남길 유고집에서
상가에 유고집까지 마련하고 떠난 깔끔한 사람,
반듯하고, 빈틈없는 완벽주의.... 아쉽고, 안타깝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에이, 막 사는 게 더 나은지.
누구는 이렇게 마른가지에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