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314

함양 2박 - 봄 산

이종 동생과 함께 이모네를 갔다. 연둣빛에 연분홍이 섞인 어릿한 봄 산, 수줍은 새색씨 모습이다. 이모댁에 새식구 '누리'는 털갈이 중이라 모양새가 험하다. 어찌나 영리한지... 처음 보는 나를 가족으로 인식한 듯, 한 번도 짖지 않고 반긴다. 집앞을 지나는 사람을 보면 마구 짖어댄다는데. 정겨운 앞마당, 뒷마당에 배꽃이 마냥 이쁘다. 쑥국과 봄나물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나갔다. 이렇게 실한 달래는 처음본다. 달래는 무리지어 있다. 끼리끼리 뭉쳐있다. 쑥떡을 한다고 셋이 열심히 뜯었다. ㅋㅋ 큰 솥, 한 번에 삶고, 남은 불에 고구마를 구워먹었다. 저녁을 먹고 떡실신, 모처럼의 노동으로 다리가 저렸다. 익숙치 않은 자세에 몸이 비명을 지른다. 아침 6시 30분에 이모와 동생은 산책을 나가고 나는 계속 잤..

낯선 길에서 2022.04.17

티하우스 1박

딸네랑 키즈팬션 티하우스에서 1박을 했다. 나는 세 번째 방문, 가족들과는 처음이다. 태경 시경이는 키스팬션이 시시할 줄 알았는데, 잘 논다. 구석구석 쥔장의 부지런한 손길이 닿아 있다. 저녁은 바베큐, 다음날 아점은 닭백숙으로 포식, 남편은 하루 동안도 많은 경험을 한 탓인지 며칠 논 기분이 든단다. 1급수가 흐르는 뒷 계곡이 일품이다. 저 바닥 데크를 옮긴 대 노역을 하고.... 쥔장이 준비해준 토종 간식, 완전 자연 방치, 태평농법으로 자란 사과나무... 승진왈 "무섭게 생긴 사과네" 시커먼 사과를 깎으니 뽀얀 속살이 나온다. "맛은 좋네" ㅋㅋ 꼴보다 맛이다. 추워서 수영은 못하고 보트놀이~ 비올때도 놀 수 있는 하우스 안 놀이터 팬션 사무실에 냥이~` 어린이 놀이도 하고 숯불 바베큐 먹고 나서 ..

낯선 길에서 2021.09.28

은수와 동해 1박

동해에서는 최순각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다. 등대에서 바라본 은수와 검은 건물 숙소 노래를 잘 하고, 봉사심 출중한 정경석 선생님 작품 아유~~ 개구진 대장님. 사진 하나도 그냥 찍는 법이 없다. 뒤에 바닥에 누워있는 임택 대장 강릉의 최순각 선생님이 마련해 둔 우리의 2층 숙소, 바닷가의 깨끗하고 따뜻한 방의 첫 손님으로 등극. 창 아래에는 은수가 대기하고 있다. 회와 매운탕, 와인과 소주... 거하게 저녁을 먹고 25차 새 얼굴 김명숙 샘이 여행스케치를 했다. 김명숙 샘은 서울대병원 방사선과에서 40년 근무하고 코로나 바로 전에 정년퇴임을 했다고 한다. 여행 스타트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1인이다. 오가며 은수에서 나눈 병에 대한 아니, 약에 대한 여러 유익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도 자분자분 참하게..

낯선 길에서 2021.06.03

마을버스 은수와 삼척 1박 - 부남미술관

봉화산역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다. 첫 참가자 김명숙 샘~~ 맹방해수욕장을 지나~ 부남미술관, 세상에나~~~ 이 놀라운 변신 2층 카페 11개월 전에 이 바닥에 텐트를 치고 잤었는데.... 놀라운 변신이다. 건물 밖에도 구석구석 멋지게 꾸며놓았다. 아직 공사 중인 옥상 와인과 바베큐와 커리, 파스타, 저녁을 호사롭게 먹고, 콘서트 끝나고, 기념사진 20분 여행스케치, 이번에 새로 만난 임은옥씨다. 딸과 함께 한 달 동안 여행한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이야기를 어쩜 저리 맛깔스럽게 하는지... 엄청 웃었다. 부산에서 혼자 와서 합류. 부산 사투리도 매력적이다. 임택 대장은 페북에 실시간 중계를 했다. ㅋㅋㅋ 거듭 봐도 웃긴다. 부러운 재능이다. 2층 카페에서 흩어져 잠. 엽엽한 후배가 챙겨준 내 잠자리, ..

낯선 길에서 2021.06.03

뮤지엄 산

후배 세 명과 번개 번쩍, 원주의 을 다녀왔다. 미술관과 야외정원, 종이박물관을 도는 기본으로. 풀코스는 다음을 기약하고. 최고령인 내가 운전을 하게 되어 마음 불편할까봐 더 신경이 쓰였다. 슬렁슬렁~~ 더 천천히~~ 근처 맛집이라고 검색한 식당은 문을 닫았고, 꼭 가봐야 한다는 카페를 찍고 달리다가 만난 식당은 만족스러웠다. 수육과 쭈꾸미 정식, 막국수, 전병, 막걸리까지. 식당에서 20 정도 달려 도착한 '사진정원'라는 카페는 사진찍을 만한 곳을 군데군데 마련한 독특한 컨셉이다. 요즘 젊은이들 트렌드에 맞는 듯. 하루 만땅으로 잘 놀았다.

낯선 길에서 2021.04.29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어머니 아버님이 가시고 이제 친정쪽을 살펴보니 띠동갑인 언니가 보인다. 일산에 살다가 최근에 오포쪽으로 이사를 왔다. 우리집서 30분 이내 거리다. 세째 오빠와 언니, 형부와 곤지암리조트에서 1박을 하고 화담숲을 돌아봤다. 그동안 받기만 하던 것을 이제 갚을 때가 되었다. 저녁은 리조트 안 한정식집에서 곤드레 정식으로 하고, 밤에는 수다 안주로 맥주. 새벽 5시까지 언니한테 내가 몰랐던 우리집 가족사를 듣고. 천하의 한량 우리 아버지. 다음 날, 화담숲 입구의 소나무, 형부가 81세, 언니 78세, 오빠 76세, 이 어르신들을 위해서 숲을 걷지 않고 노모레일 순환선을 타고 돌았다. 언니와 형부는 모노레일도 무서우셨다고... 앞에 앉은 젊은 가족이 찍어줬다. 출구에서 가까운 추억의 정원에서 어정거리고 언니..

낯선 길에서 2020.11.18

티하우스 키즈펜션 1박 - 시인회의

시인회의 모임을 혜민씨가 인수한 키즈펜션에서 했다. 석 달 지났다는데 익숙해보인다. 세 식구의 새로운 일자리와 보금자리가 아기자기하니 예쁘다. 저 많은 일거리들을 즐겁게 한다니 대단하다. 반가운 제주 돌님~ 쥔장이 가마솥에 고구마, 밤, 옥수수를 익히고 있다. 앞마당~~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놀이터 뒷마당의 텃밭을 돌아보고 10명 모두 모여 늦은 점심. 숯불을 피우고 사장님이 직접구워준 돼지고기, 전복, 갈치구이 잠시 후, 시 합평 나도 오랜만에 두 편을 선보였다. 어두워지기 전에 동네 한바퀴 돌고 어둑살에 돌아오니 부군께서 가마솥에 온갖 약초를 넣고 끓인 물에 토종닭을 삶고 있다. 저녁도 포식하고 모여앉아 풋고추 따기, 고냉지 배추 이삭줍기해서 즉석 겉절이 담그기, 주방에 둘러앉아 겉절이에 와인 마시기..

낯선 길에서 2020.10.25

남계서원, 상림숲

김치찜과 송이국으로 아침을 거하게 먹고 어제 도정한 쌀과 김치, 양파, 무, 풋고추, 밤.... 이모님이 바리바리 싸주신다. 이모님이 부지런히 건강관리도 잘 하시니 참 고맙다. 이모네 동네에 나란히 있는 남계서원과 청계서원을 돌아보고, 상림숲을 한바퀴 돌고 3시경 귀가. 할 일은 많지만 뿌듯하고 든든하다. 청계서원 시든 꽃, 저 꽃무릇의 화려했던 생을 떠올린다. 치열하게 붉었던 한 시절이 저리 스러지는 게 생이다. 한창 때가 다 지난 연밭도 마찬가지. 그들의 환했던 시간을 떠올린다. 아니, 그들의 적나라한 지금 이 시간에 박수를 보낸다.

낯선 길에서 2020.10.19

함양 1박 - 이모댁

토욜, 가성 이모댁에 갔다. 이종 동생네와 약속했는데 길이 많이 밀렸다. 점심상을 바로 받았다. 갑오징어회와 조기구이 김치전... 맛나게 점심을 먹고 뒷뜰에 나갔다. 포도나무가 제 할일을 다하고 석류가 쩍 입을 벌리고 있네 김장거리 배추와 무가 잘 자라고 있다 점심 먹고, 이모님 모시고 차 두대로 지리산을 돌았다. 오는 길에 대실 큰외삼촌댁에 들렀다. 대문을 활짝 열어둔 빈집이 덩그머니 반긴다. 외삼촌 돌아가시고 장례식에 온 게 마지막이니 십수 년 만이다. 시골에 빈집이 많다. 그래도 팔지 않는 것은 성묘 올 때 들어가 쉴수 있기 때문이란다. 대나무가 많은 죽곡리, 내 출생지이기도 하다. 84세 이모님이 짱짱하게 앞서 걸으신다. 뒷모습이 우리 엄마랑 딱 닮았다. 작은 체구에 꼿꼿한 자세. 옛날 서당이었다..

낯선 길에서 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