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가 늘어서 절간 같던 집이 정신없이 북적인다. 일본에서 외손주와 딸이 와 있으니 4대가 한지붕 아래 있다. 아버님 말씀에 의하면 "우리 아이들은 외할머니가 다 키워줬다." 친정에서 늦둥이인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우리 엄마는 오직 우리 아이들 한테 전력투구하셨다. 조카들은 이미 다 크고, 엄마가 돌봐줘야 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 어릴 때 오셔서 봐주거나, 일주일 정도씩 데려가서 봐주셨다. 그러나 지금 내게는 달린 식구가 너무 많다. 시답잖은 글도 써야하고, 가끔씩 딴짓거리도 해야 숨통이 트이고, 아직은 흥미로운 공부도 해야 하고. 어쩔수 없는 날라리 할머니가 되겠지만... 하는데까지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십삼 개월 된 이 녀석, 아직 말 문도 안 열린 이 천사는 내 속을 다 아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