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간 肝 / 윤동주

칠부능선 2006. 11. 10. 19:19

 

    간 肝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양심과 자기 존엄성 회복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환상에서 현실로 귀환

  그것을 지키려는 다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육체적 자아 정신적 자아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야위어야지, 그러나 자아의 갈등과 자포자기

  육체를 희생하더라도 정신을 살찌우겠다는 의지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현실적 유혹의 거부

  양심을 지키겠다는 의지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속죄양이 될 수밖에 없는 자신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현실적 고난의 인고

 

 


'시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 - 황인숙  (0) 2007.01.29
뷰티샵 낱말과일들 / 함기석  (0) 2006.12.28
끔찍스럽고 놀라운 것 / 유안진  (0) 2006.11.02
사랑의 지옥 / 유 하  (0) 2006.09.15
의자 / 이정록  (0) 200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