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얼룩 / 강인한

칠부능선 2006. 8. 1. 01:05

 

    얼룩 / 강인한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진다.

  가만히 돌 속으로 걸어가는 비의 혼,

  보이지 않는 얼룩 하나, 햇볕 아래

  마른 돌멩이 위에서 지워진다.

 

 

  어디서 왔을까, 네 이름은

  내 가슴속에 젖어 물빛 반짝이다가

  얼룩처럼 지워져버린 네 이름은,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진다.

  내 한 생도 세상 속으로 떨어진다.

  마른 돌멩이 위에서

  내 삶의 한 끝이 가만히 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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