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원 1 /김명인
사원을 지키던 수도승들은 이미 돌아갔다
무료와 허기에 기댄
이런 출분은 애초 내 뜻이 아니었다, 마음이
풍경을 얻어 스스로의 완성으로 나아간
흔적을 언제 발견했던가
부두 근처 열 병합발전소 굴뚝이
하루의 노역을 바다 쪽에서 육지 쪽으로 옮겨놓는 시간
창밖으로 보면 만곡을 휘어 앉힌 건너편 반도가
수평선 위로 솟아
지녁으로 내다 걸리는 노을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한 폭
담채화에 담겨 혼자 먹는 식사 끝
더한 공복 참아내려고
모래밥 씹을 때, 눈물 솟구쳐
생각거니 왜 나는 불혹도 지나
저 세미한 연기의 변화에나 집착하는지
날개들 떠다 밀고 사라지는 황혼 저켠으로
촉촉히 젖어오며 별들, 한 등 수 등
사원 추녀 끝으로 번져갈 때
늙어버린 세상
속의 고요함이여, 혼자 고립된 내 방은
이런 일몰로부터 더욱 먼 곳으로
날마다 저를 떠메고 떠났어랴 하리라
저 적조와 적막에도 길들여 유폐의 시절
깊었다는 것을 사원은
몸은 새삼 기록이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