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초창기에 만난 후배 2인을 집으로 불렀다.
요즘은 식당을 가도 불안하니 집밥이 맘 편하다. 나는 늘 하던 음식이니 힘든 건 없다.
더우기 3인분이니 가뿐하다.
아주 오랜만인데도 여전한 모습이 어제 본 듯하다. 아득한 후배라고 생각했는데 둘 다 60이 다가온다고 한다.
내가 60살이 되던 1월 2일날, 격하게 축하해 주면서 60대임을 알려주었지. 경화씨도 그때 생각을 한다.
아득하던 60살이 이제 아련한 60살이 되었다.
몇 해 있다가 또 혀짤배기 소리로 "선배님~~70살 축하해요" 하리라.
어영부영 20년 넘는 인연이다.
무슨 말, 어떤 행동을 해도 '그러려니~'로 통할 수 있는 게 오랜 인연의 힘이다.
얼렁뚱땅 불고기전골을 했다. 장도 안 보고 있는 재료만으로
후배가 만들어온 옥수수스틱이 단백하고 맛나다.
견과류 알러지가 있는 다른 후배는 호도파이를 사와서 나만 맛나게 먹었다.
오래전, 사과와 견과류 알러지가 있다는 준희씨에게 내가 '성질이 나빠서 그렇지'라고 했단다. 이런~~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내 솔직한 질문에 두 후배는 난감한 돌직구라고 한다. 이런이런~~
반성이나 후회는 하지 않겠다는 내 생각을 수정해야 할까보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말하기.
그때 농으로 알아들었다고 이쁘게 말했지만 이제까지 생각하고 있는 건, 상처가 되었을 수 있는거다.
반성한다.
와인 한 잔에 알딸딸 기별이 온다니, 참 경제적이다.
오늘은 좋은 날!
내일은 엇비슷한 후배 2인이 올 것이다. 미리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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