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바람, 바람 - 간절한

칠부능선 2020. 1. 17. 18:41

 

    한 달에 한 번하는 시모임,

  총인원 11명에 암환자가 둘이다. 유 시인은 유방암 재발 상태고, 심 샘은 이제 투병 시작이다.

  오늘은 8명 참석, 시는 여섯 편 합평했다. 나는 빈손, 시심이 들어앉지 못하게 맘이 심란하다.

  수필반의 김샘, 여행대장님도 네 번째, 간암 진단을 받았다. 이미 세 가지 암을 보유하고 있기에 스스로 암종합선물세트를 받았다고 한다.

  도통하신 모습이 이번에도 물리치거나 거느리고 살 수 있으리라 믿는다.

  6월 예정된 여행도 모두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시간을 미룬 것 뿐이라 생각한다.  

 

  아버님은 다시 식사도 잘 하고, 행사에도 참석하신단다. 이제야 요양원 생활에 적응하시는 건지.

  두 번의 폐렴을 물리치고, 더욱 건강해지셨다.

 

  인간의 수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하든, 어떤 결정을 하든 떠나야 하는 날은 정해있다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해야하는 일과 하고싶은 일을 즉시, 즉시 해치워야 한다.

  오늘 최샘이 기다렸다는 책을 놓고 간 나는, 돌아오자마자 집 앞 편의점에서 택배로 보냈다. 이 급한 성질머리.

  '느긋하게 살기, 게으르게 살기' 를 새해 계획에 넣어야겠다.

 

  심 샘이 손 샘한테 " 친구야, 내가 아파서 미안해~ " 했다고 한다.

  아무 도움이 못되는 나도 미안하다. 심 샘, 유시인, 대장님~~  모두 힘든 시간을 잘 건너오리라 믿으며 두 손을 모은다.

  아직은 이 땅에서 함께 더 놀아야 하는 사람들이다.

 

 

 

 

운 좋은 세대, 이 행운을 믿는다

 

 

 

 

'놀자, 사람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우가   (0) 2020.02.04
102세, 문상 / 수술날  (0) 2020.01.28
<좋은수필> 베스트 에세이 10   (0) 2020.01.13
친구네 꽃 식구  (0) 2020.01.03
<The 수필 > 출판기념   (0) 2019.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