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이 김농부님이 우리집에 픽업하러 와서 이농부님네와 만난다.
세 부부가 반갑게 만나 점심을 거하게 먹고 남자 셋은 당구를 치고 여자 셋은 영화를 보든지 쇼핑을 한다. 몇 시간 후 다시 만나서
저녁을 가볍게 먹고 헤어진다.
오늘 영화는 <나를 찾아줘>, 이때 보는 영화는 복걸복이다. 시간에 맞는 걸 봐야하니...
오랜 절친인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더 돈독한 느낌이 든다. 남자들은 너무 오래 묵어서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이 없는 듯하다.
내가 보기엔 우리집 남자가 제일 문제다. 아무 재주도 없고, 예민, 심약하다. 그럼에도 친구들이 후하게 봐주는 듯 하다.
김농부는 농사를 프로급으로 짓고 모든 수확물을 완전상태로 만들어 갖다준다. 강황도 갈아서 먹기좋게 두 종류로.
복숭아도 통조림과 쨈으로 까지. 들깨도 기름을 짜고, 매실 액기스까지... 황송하다.
이농부는 아로니아 나무만 심었다. 아로니아를 배와 함께 쥬스로 만들고, 완숙시킨 열매를 말려서 갈아 분말로 준다.
또 황송하다.
머리가 하야진 친구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다정하게 지내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