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특별한 완성 - 집으로

칠부능선 2017. 10. 26. 00:41

  불안한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다.

  출발이 오후라서 오전에 어머니께 다녀왔을때 그래도 상태가 좋긴 했지만..,

  내 여행중 초상을 치르게 된다해도 남편은 내게 연락하지 않을테니 잘 놀고 오라고 했다. 

  듣기 좋은 말로는 내가 할 효도는 다 했다나.

  그건, 내가 없어도 우리 집은, 아니 세상은 아무 일이 없다는 말이다.

  문득문득 생각하며, 가능한 멍 때리려 노력하며 즐겁게 지냈다.

  날씨도 먹을것도 좋았다.

  한 친구 건강때문에 긴장을 했지만, 무사히 지나갔다. 맘이 아프다.

 

  내가 비운 동안 일들이 그냥 지나간 게 아니다. 그 안에 있던 합평회는 한 주 미뤄져 숙제가 되고.

  결혼식이 있었고, 친구네 농장도 다녀왔다. 겨울호 교정지가 급행으로 왔다. 

  집안을 깨끗하게 해 둔 걸 보니 남편도 이제 훈련이 된 듯하다. 내가 없는 동안 손님을 두 번 치뤘단다.

  이젠 혼자도 살만 하단다. 내가 몰랐던 부분이다. 다행인가. 칫, 인가.

 

  어머니는 더욱 천사가 되셨다.

  눈을 맑게 뜨고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에이 당연하지요 하니까 "그래도 고맙다" 하신다. 

  에고...  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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