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원에서 번개 모임. 이른 저녁을 차려드리고 갔는데도 친구의 텃밭에서 1시반 반 정도 잡풀을 뽑았다.
부추와 풀이 아울려 무럭무럭 자라고 상추는 물이 그리웠는지 바닥에 붙어 있는 놈도 있고, 웃자라서 꺾여나온 놈도 있다.
화원 일이 바쁘니 텃밭까지 손이 가지 않는데도 친구는 텃밭을 고수하고 있다. 덕분에 가끔 푸지게 얻어먹지만.
어제는 고추장까지 한 단지 얻어오고... 전주댁 친구의 고추장 맛은 특별하다.
청담추어탕을 먹으러 갔는데 대기가 어마무지하다.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바로 포기하고 옆에 있는 곤드레밥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느긋하고 한가로운 저녁, 오래된 친구는 서로 삐걱대는 몸을 이야기 한다. 둘 다 가냘프던 중딩때 모습을 떠올리니 무상, 무념 ㅋㅋ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몸이 부실하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 마음이 부실하면 행복지수가 떨어진다.
몸과 마음이 더욱 뻔뻔스러워지기를 굳세게 다진다.
어제 얻어온 상추와 부추로 만든 상추겆절이와 국적불명의 부추요리.
집에 있는 버섯과 새우, 마늘을 볶고 녹말까지 풀었으니 '요리'라고 후하게 말한다.
어머니가 쓰시던 옛날 접시를 꺼내봤다. 어머니가 계시면 "맛있다, 맛있다" 하며 드셨을 텐데...
남자 사람 둘은 아무 말 없이 열심히 드신다. 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