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자뻑

칠부능선 2017. 8. 11. 11:10

 

 이성복 아포리즘에서 읽었나, 친구는 '자뻑'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점심엔 오우가 모임이었다. 친구는 거울을 보는 듯하다. 

 하다못해 옷이나 신발을 칭찬하고 헤어스타일을 칭찬하지만

 늘어진 피부와 총기 사라져가는 머릿속이 훤히 보인다. 

 긴 수다를 못 풀고 일어났다. 

 저녁 모임은 번개 두 팀을 뭉쳤다. 셋, 셋 만날 것을 다섯이 합석했다.

 잘 어울렸지만... 양쪽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에이, 내가 좋은니 모두 좋았으리라 믿어야지. 이것도 자뻑이다.

 

 두 팀 모두 친구, 맞다.

 어쨌거나 내 '자뻑'을 도와주었다.

 그러나 나는 친구들이 자뻑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일이 약했다고 자성한다. ㅋㅋ

 이성복 시인은 <내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내 고통마저 달콤하게 해 주는 그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뭇잎님을 푸르게 하는 건 햇님과 바람님께 넘겨야지.

 

                                                                    친구 자임이 산티아고 다녀와서 그린 그림이다. 숨은그림찾기 놀이가 있다.

                     산티아고를 다녀오면 인간은 모두 작고, 작아진다고. 이때부터 그림이 놀이가 된 듯, 즐거워보인다.

 

 

 

'놀자, 사람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점심 한 끼  (0) 2017.08.21
저녁 한 끼  (0) 2017.08.20
방학 2박3일  (0) 2017.08.06
오늘의 요리  (0) 2017.07.30
마음愛  (0) 2017.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