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아포리즘에서 읽었나, 친구는 '자뻑'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점심엔 오우가 모임이었다. 친구는 거울을 보는 듯하다.
하다못해 옷이나 신발을 칭찬하고 헤어스타일을 칭찬하지만
늘어진 피부와 총기 사라져가는 머릿속이 훤히 보인다.
긴 수다를 못 풀고 일어났다.
저녁 모임은 번개 두 팀을 뭉쳤다. 셋, 셋 만날 것을 다섯이 합석했다.
잘 어울렸지만... 양쪽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에이, 내가 좋은니 모두 좋았으리라 믿어야지. 이것도 자뻑이다.
두 팀 모두 친구, 맞다.
어쨌거나 내 '자뻑'을 도와주었다.
그러나 나는 친구들이 자뻑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일이 약했다고 자성한다. ㅋㅋ
이성복 시인은 <내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내 고통마저 달콤하게 해 주는 그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뭇잎님을 푸르게 하는 건 햇님과 바람님께 넘겨야지.
친구 자임이 산티아고 다녀와서 그린 그림이다. 숨은그림찾기 놀이가 있다.
산티아고를 다녀오면 인간은 모두 작고, 작아진다고. 이때부터 그림이 놀이가 된 듯, 즐거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