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금란지교

칠부능선 2016. 4. 7. 19:06

 

  자주 만나지 않아도 정스럽게 기억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고 입가가 올라가는.

  반듯하고 성실하고 선한 사람,

  오랜만에 만났다. 여전히 꾸미지 않는 순박한 모습이다.  

  예약해둔 식당은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꽃들과 선선한 바람, 적당한 햇살이 기분좋게 반긴다.

  언덕 위로 산책로까지 있어서 한바퀴 돌았다.

  거하게 코스로 나오는 식사는 다 먹지 못했다. 그곳에서 커피도 준다는데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베란다에 화초는 싱싱하고 넓은 집이 깔끔하다. 바지런한 주부의 손길이다. 놀랍다.

  이 후배는 책을 8권이나 내고, 글을 가르치고 쓰며 돈도 제법 번다.

  주방 벽에 걸린 가족 사진도 푸근하다. 아들 둘에 딸 하나. 샤프하게 생긴 남편, 한성질 했지만 지금은 순해졌다고. ㅎㅎ

  89세에 혼자 시골 살림을 하는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참 흐믓하다. 아직도 자기보다 명석하고 지혜로우시다고.

  푸짐한 과일과 보이차에, 다시 커피로... 무거워져서 일어나지 못할 지경까지 먹고 마시고 이야기했다.

  시어머니표 맛있는 김치를 헐어서 나눠준다. 남편 개업식에 썼다는 기념품과 잣, 떡, 깻잎반찬까지... 바리바리 싸준다.

  이런 정서를 부담스럽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기에 더 귀하다.  

  나두 이렇게 살고 싶은데... 쉽지 않은 일이다.

  친정에 다녀온 듯 흐믓하다.

  그에게 잘 해 준것도 없는데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지... 오랜 전에 받은 것까지 떠오른다. 꽃, 화분, 떡...

  미안스러운 마음은 저금해 두기로.

 

 

 

 

  아침에 비가 얌전스레 와서 벚꽃이 그대로 있다.

 

 

 

 친절한 주차관리 아자씨

 

  

 

 

 

 

 

 

 

얘는 내가 아는 제비꽃

 

 

 

 

얘도 제비꽃인줄 알았는데 종지꽃이란다.

 

 

 

얘도 제비꽃 비슷한데 이름을 모른다.

 

 

 

 

언덕에 꽃잔디가 한창이다. 어찌 이런 색을 낼까. 예전엔 별로인 색깔인데 지금은 참, 곱구나. 모두모두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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