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번개로 명동성당에 갔다.
후배 둘과 함께. 모두 일이 있어서 헐레벌떡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만났다.
이혜인 수녀님을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다.
수녀님 말씀을 듣는 줄 알았는데... 시낭송과 음악회다.
낭송은 그 옛날 성우 김세원과 함께 . 교대로.... 낭송 후에 잠깐잠깐 하시는 말씀이
유머 충만하고 소녀스럽다. 나이 70에 목소리 이 정도면 괜찮지않느냐고. ㅎㅎ
지난 12월에 수녀님 돌아가셨다는 루머가 돌았다. 나도 그 소식 받았었다. 그래서 자기가 부활했다고.. ㅋㅋ
노영심이 대녀인데 결혼식에서 부케를 수녀께 던져서 말썽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사건이었다고. 아, 그런 일도..
소프라도 강혜정은 노영심의 대녀란다. 그러고 보면 신앙으로 맺은 여인 3대의 무대인 셈이다.
김세원의 촉촉하고 화려한 목소리는 여전했다. 음악을 깔고 매끈하게 ...
수녀님은 음악없이 담백한 목소리로 낭낭하게.
중간 중간 노래 하고 연주도 하고... 마지막엔 베트남 처자 둘이서 어둘하지만 또릿한 목소리로 시 낭송.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노영심이 수녀님 시로 만든 곡을 발표했다.
첫 발표라고. 깜짝 이벤트... 어눌한 노영심의 목소리도 정겹고.
수녀님 말씀대로 부분적인 선함과 기쁨을 선사받았다. 부분적인...
우리는 끊임없이 갈등하고 상처받고 외롭고...
원래 그런 존재다. 그래서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랬다. 사랑이 너무 많은 인간 여자는 수녀가 된다고. 이 세상에 그 큰 사랑을 받을만한 인간 남자가 없어서.
영원, 광대무변할 것 같은 하느님께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