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여 잔인한 형벌이여
이재무
또, 아프게 봄은 오는구나
새벽 휘두르며
병든 몸에 불을 지르며
가까스로 다스려온 生
충동질하고 부채질하는구나
내 아직 몸 속의 너를 다 보내지 못했는데
이교도처럼 봄은 몰려와
사망을 재촉하는구나
가지마다 잎들은 돋아나
허공 속으로 입 내밀어
젖살처럼 통통한 햇살 쪽쪽 빨아대고
가지마다 꽃들은 봉긋 솟아나
내 몸 벌겋게 발기시키는구나
아무는 상처는 덧나게 하고
시작하는 사랑에는 고통 주려고
심술 사나운 저 봄
여기저기 죄의 불을 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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