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7년의 밤>

칠부능선 2013. 8. 2. 11:46

  수필잡지들을 뒤적이며 청탁자를 찾는 작업이 이번에는 난항이다. 보내온 책들 중에서도 고르고 고랐건만.

  슬금슬금 읽던 책들을 덮고 재밌는 책을 잡았다.

  요즘 서점가에 하루끼와 정유정이 뜬다고, 누가 그랬다. 초판 5만부를 찍고 40만부가 팔렸다나.  <7년만의 밤>은 추리형식으로 단숨에 읽혀졌다.   한 가족이, 아니 한 남자가 아니, 세 남자가 파괴되는 과정이 치밀하게 짜여있다.   전진과 후진을 적당히 하면서 앞 페이지를 넘겨보지 않아도 술술 읽혀진다.   가슴 뻐근해지는 슬픔,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취루성이 아닌.  '그러나'의 세상을 그린 소설을 읽다가 문득   '그래도'의 세상을 찾아보았다.     역접의 세상은 상처에 피가 흐르지만, 순접의 세상은 상처에 연민이 묻어있다.   우리는 때로는 역접을, 또 순접을 하며 생을 이어간다.   '그러나'가 목마를때도 있으나 '그래도' 안에서 위로 받길 원한다.  사실과 진실 사이에 있는 무엇을 찾는 일은 소설이나 수필이나 같다. 그 사이에 '그러나'를 찾는 것이 소설이라면 '그래도'를 그리는 것이 수필이 아닐까.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는 오래 전 <33세의 팡세>를 읽으면서부터 좋아진 김승희 시인의 산문집이다.

예전에 날카롭던 시선이 많이 둥글어졌다. 시, 소설, 산문을 종횡무진으로 쓰지만 모두 좋았다.

연륜을 더하며 그 빛나던 예리함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해피 투 게더'를 읊조리는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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