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 사랑
박노해
사랑은 발바닥이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으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 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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