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지상의 별처럼

칠부능선 2012. 10. 23. 11:06

 

 인도영화 '지상의 별처럼'을 봤다.

난독증 소년의 성장통을 그린 영화, 특별한 선생님이 있어 소년은 고통에서 헤어나와 자신의 천재성을 알게된다.

그 선생은 소년에게서 자신의 어린날을 본다. 

피식피식 웃다가, 싸아 통증이 오다가 가슴이 따뜻해진다.

인도영화 특유의 잠깐잠깐 나오는 노래와 춤도 여전하지만, 여기서는 걸리지 않는다.

 

선생이 아이 아빠에게 한 말 중에

솔로몬 섬의 이야기가 있다.

그곳에서는 숲을 개간해 농지를 만들 때, 큰 나무를 베지 않고 나무 주위에 둘러 서서 나무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단다.

그러면 며칠 후 나무는 시름시름 앓다가 고사해버린단다. 저주를 받으면 나무조차 스스로 죽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말썽꾸러기 아들에게 어떤 말들을 했는가.

가족은 눈물을 흘린다.

 

요즘 읽고 있는 다산 이야기 중의 <품석정>이 생각난다.

 

다산 정약용이 낙향하여 한가롭게 친지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한 사람이 "누구 누구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권세와 명예를 거머쥐었으니 분통터질 일" 한탄 하니

"사람은 품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벌주를 드린다" 며 상대에게 술을 권했다.

또 다른 이가 " 저 말은 짐도 지지못하면서 꼴과 콩만 축낸다 " 혀를 차니

다산 정약용은  짐승에게도 품평을 해선 안된다" 벌주를 준다.

다른이 " 그대의 정자에선 입을 꺼매고 혀를 묶어야겠다."

다산은 "종일토록 품평해도 화낼줄 모르는 이가 있다. 바위를 칭찬하면서 입을 묶을 필요가 있느냐' 반문한다.

'화낼줄 모르기때문에 바위에 대해서 자유롭게 품평할 있느냐" 묻자

다산은 "저는 바위에게 칭찬만 하였지, 언제 모욕을 주거나 불손하게 말한 적이 있었습니까?"

 

바위마저도 칭찬해야 한다는 뜻을 얻어 그 정자를 품석정이라고 한단다.

남을 품평하는 일은 참으로 쓸모없는 일이다.

 

지난 주 수요일에 들은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일며,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의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은 평범하지 않다.

어눌하기도 하고, 엉뚱하고, 조롱받는 사람이 나중에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나 특별한 사람이나 말에 상처입는 것은 같다.

당장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의연한 척 넘어가기도 하지만 가시돋힌 말은 모두의 가슴에 상처가 된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기는 하지만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은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원망이나 비호감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말의 무거움,

요즘 너무 거칠게 나가는 나의 말을 잘 다독여야 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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